위기의 기업 '생산성 높이기'…"위기의식을 공유하라"

2009-07-09 17:23
비즈니스위크, "불확실성시대 전력투구는 에너지 손실" "자발적 대처 위해 완급조절해야"

유례없는 경기침체를 마주한 기업가들은 마음이 급하다. 동료들보다 열심히 일해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고삐를 늦출 수 없다. 청산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한 미국 자동차 메이커 크라이슬러를 이끌게 된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피아트 최고경영자(CEO)가 대표적이다. 마르치오네는 안락한 최고층의 CEO룸을 포기하고 엔지니어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낮은 데로 임할 예정이다.

야전 사령관을 자처한 그는 임원들도 자신과 함께 일주일에 6~7일 일하는 전시체제에 돌입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 그는 이를 통해 1970년대 말 크라이슬러를 파산 위기에서 건진 리 아이아코카 전 회장처럼 크라이슬러를 '확' 뜯어고칠 태세다.

위기에 몰린 기업을 되살리려면 전 임직원이 평상시보다 바쁘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 조직원들이 위기의식을 공유하지 않는다면 위기 탈출의 해법은 물론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쉬지 않고 일한다고 만사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라고 미국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는 최근 지적했다.

정해진 데드라인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면 전 임직원이 전력투구하는 게 효율적일 수 있지만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 전력투구는 에너지 손실을 불러올 뿐이라는 설명이다. 비즈니스위크는 기업 구성원들이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자발적으로 대처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완급조절이 중요하다며 위기 속에 기업의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 세 가지를 제시했다.

◇'솔선수범'…강요는 금물
조직이 위기에 처했을 때 구성원들은 평상시보다 큰 업무 부담을 져야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렇다고 과중한 업무를 부과하는 것을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 팀장이라면 이런 때일 수록 솔선수범할 필요가 있다. 스스로 보통 때보다 많은 업무를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늘어난 업무 가운데는 팀 구성원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도 포함된다. 단지 보고 배우라는 차원이 아니라 팀원들이 위기의식을 공유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위기의식을 공유할 때라야 팀원들도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어떻게 해야 팀원들로 하여금 일을 하도록 할지 고민하는 것도 금물이다. 최고의 성과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가 더 잘 안다. 뭔가 하라고 강요하려 들지 말라는 얘기다. 일례로 꼭 필요한 회의라면 강제할 필요가 있지만 모든 회의에 팀원 전체가 참석하도록 할 이유는 없다.

◇사령관보다는 파트너가 돼라
효율성이 높은 조직에서는 리더가 부재 중일 때도 빈틈이 보이지 않는다. 평상시에 팀원들이 팀장의 자리를 메울 수 있는 준비가 돼 있기 때문이다. 비결은 간단하다. 팀장과 팀원들이 평소에 파트너십을 공유하는 것이다. 팀장은 팀원들과 어울리며 이들의 신선한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자기계발의 기회를 누릴 수 있고 팀원들은 상사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이런 관계는 팀장과 동료는 물론 사장과의 관계에서도 가능하다. 스스럼 없는 관계를 유지하며 상대방이 맡은 업무를 익힐 수 있기 때문에 빈틈이 생길 틈이 없다.

비즈니스위크는 많은 기업들이 팀 차원의 협업을 강조하고 있지만 팀 구성원 사이의 파트너십의 이점은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한 만큼 놀려라
위기 속 기업의 구성원들은 강도 높은 업무와 장시간의 근무로 피로가 누적되기 마련이다.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당분간 참아달라는 회사의 방침은 이해하지만 쌓이는 스트레스에 직원들의 불만은 쌓여만 간다. 기업 최고의 자산이 인재라는 사실을 간과한 결과다.

이 때 리더는 조직원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연일 비상근무를 강행한 후 일시적인 휴가를 주곤 한다. 하지만 그보다는 일상적인 업무 사이에 규칙적으로 재충전을 위한 휴식기회를 제공하는 게 생산성 향상에 더 도움이 된다는 지적이다. 점심시간이나 오후에 사무실 밖으로 나갈 수 있는 휴식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거나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을 할애하는 게 한 방법이다.

이 때 중요한 것 역시 리더의 솔선수범이다. 리더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면 직원들은 주어진 휴식시간조차 활용할 수 없다. 리더 스스로 휴식시간을 정해 모범을 보일 때 직원들도 달콤한 휴식을 만끽할 수 있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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