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법 ‘서광’, 미디어법 ‘먹구름’
한나라당이 6월 임시국회 최대쟁점인 비정규직법과 미디어법을 집중처리하자는 ‘원포인트 국회’를 제시한 가운데 두 법안의 처리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당장 ‘7월 고용대란’이 예고되는 비정규직법은 단계적 합의 가능성이 보이는 반면 미디어법은 여전히 여야 간 긴장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비정규직법 단계적 합의 성공하나
비정규직법과 관련, 25일 국회에서 열린 ‘5인 연석회의’에선 26일 오후 최종회의를 열어 법 시행 유예 등을 포함한 모든 쟁점을 일괄타결 하기로 했다.
비록 결론은 못 냈지만 전망은 긍정적이다. 특히 다른 쟁점은 보류하고 정규직 전환 지원금 문제부터 우선적으로 논의키로 해 진전을 봤다는 평이다.
한나라당 김정훈 원내수석부대표는 “법 시행 유예기간은 당론인 ‘3년 유예’보다 조금 줄이고 정규직 전환 지원금을 늘리는 방향으로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도 “5인 연석회의에서 합의되면 본회의 처리도 막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한나라당이 제시한 원포인트 국회론에 대해 민주당이 긍정적인 반응이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이날 “두 법의 분리 대응에는 입장을 같이 한다”고 화답했다.
여전히 비정규직 사용기간 유예 문제 등에선 합의가 어려우나 여야 모두 대량해고 사태엔 정치적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변수 남은 비정규직법…미디어법은 ‘첩첩산중’
하지만 비정규직법은 어디까지나 ‘5인 연석회의 합의안이 도출되면’이라는 전제가 있는 만큼 막판 변수는 남아 있다.
비록 한나라당은 “연석회의 최종 합의를 존중하겠다”고 했으나 합의가 안 될 경우 오는 29~30일 ‘법 시행 3년 유예론’을 밀어붙이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26일 최종합의에서 3년 유예론 철회를 요구하는 민주노총·한국노총의 반발이 더욱 격화될 수 있다.
또 한나라당은 합의가 불발되면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실력 저지’ 방침이어서 충돌이 예상된다.
미디어법은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비정규직법은 여야의 물밑 공감대라도 형성됐다지만 미디어법의 경우 민주당이 처리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로텐더홀 점거를 계속 이어가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비록 겉으론 ‘한나라당의 단독국회를 규탄한다’고 내걸었지만 궁극적으로는 이번 국회에서 미디어법 단독처리를 막기 위함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미디어악법’은 철회해야 하고 철회 자체가 어렵다면 정상적인 논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기국회 이후로 미뤄야 한다”며 “미디어법은 이미 지난 3월 합의 자체가 원천무효화 됐기 때문에 일방적 표결처리는 적절치 않다”고 성토했다.
아주경제=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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