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류) 하반기 석유화학업계는 '빨간불'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긴장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도 비교적 호황을 구가했던 올 상반기 국내 석유화학 시장이 하반기에는 하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자급도 증가와 중동과의 경쟁 심화를 고려할 때 협소한 내수 시장 기반은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시장의 위험 요인은 중동과 중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에틸렌과 다운스트림의 증설 물량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는 데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화학업체인 페트로라비그는 내달부터 연간 130만t의 에틸렌과 80만t의 폴리에틸렌을 생산할 예정이다. 올 9월엔 카타르 역시 130만t의 신규 물량이 대량 생산된다.
중동의 경우 저렴한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의 20% 이상을 점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의 원가는 국내 기업의 3분의1 수준에 이르고 있어 가격 하락과 감산이 불가피하다"며 "올 하반기에 여러가지 위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석유화학 경기가 급속히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중국 역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에틸렌 자급율을 80% 이상 확보한다는 목표아래 생산 가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중국 시장에 대한 국내 석유화학 시장의 높은 의존도는 최근 중국 석유화학 업계가 자체적인 설비 확장과 반덤핑을 강화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석유화학 시장이 중국과 중동 등 증설의 희생양이 되어 NCC의 가동이 축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전문가들은 하반기 석유화학 시장 협소한 내수 시장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생산 설비로 공급과잉 상태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존 설비 가동률 상승으로 상반기 석유화학제품 공급이 증가한 가운데 실질수요 정체로 재고가 함께 증가했다"며 "원화환율이 추가로 하락할 경우 수익성도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석유화학 제품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같은 상황은 석유화학 제품 마진 축소로 이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관계자는 "하반기 국내 석유화학시장 상황이 우려되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공급이 중단되면 고정비가 발생되기 때문에 가동률은 최대한 지속할 것"이라며 "중국의 경기부양책 강화와 세계경기 바닥론이 예상되고 있어 수요가 계속해서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