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법안은 지연되고 불만은 쌓이고…”
2009-06-08 13:41
6월 임시국회가 공전, 시급한 민생·경제법안 처리가 늦어짐에 따라 정부와 관련업계들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법안처리의 열쇠를 쥔 국회가 여야의 조문정국 책임공방 등으로 일정협의조차 안 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천신만고 끝에 국회가 개의돼도 계류된 주요 민생·경제법안은 여야 입장 차가 확연해 통과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우선 가장 시급한 민생·경제법안으로 고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자는 비정규직법 개정안이 꼽힌다.
시행 2년째인 기존 비정규직법이 다음 달로 효력이 나타나면서 대량 해고사태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개정안이 비정규직 문제의 근본 처방은 되지 않으나 기업들도 근로자의 대량 계약해지 시 타격이 큰 것은 사실인 만큼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내심 기대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서울의 한 보험사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는 이응호(29·가명) 씨는 “이번 달 말까지만 근무하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사 측에서 비정규직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않을 것 같으니까 미리 선수를 친 것”이라고 토로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도 개정안이 불발되면 9월 정기국회까지 손 쓸 도리가 없어 오는 7월 약 4만명의 비정규직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금산분리 완화를 내용으로 하는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도 산업계에서 초조하게 경과를 주시하는 경제법안이다.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금산분리 완화 ‘쌍둥이 법안’ 중 하나인 은행법이 통과되면서 산업자본은 개별은행과 외환은행 등 은행법이 적용되는 금융기관 지분을 9%까지 소유하게 됐다.
그러나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금융지주회사법의 효력이 미치는 금융기관들의 소유 가능 지분은 종전대로 4%에 불과하다.
국민은행 등이 범 금융기관인 점을 감안하면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실질적 의미가 없는 셈이다.
국민연금법은 국민연금 재정의 장기적 안정화와 제도에 대한 국민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기금운용을 독립적으로 담당하는 공사를 설립하자는 취지의 민생법안이다.
국회에서 전문성 확보 방안 등의 논란을 수습하지 못하면서 1년을 계류 중이다.
국민연금관리공단 관계자는 “민영화 논란 등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어차피 국민연금 규모는 2012년 400조원 돌파가 예상되는 등 갈수록 증대돼 전문 기금운용은 필요한 추세”라며 조속한 법안처리를 촉구했다.
공무원이 매월 공단에 내는 기여금을 올리고, 연금수령액을 줄여 재정을 늘리자는 공무원연금법 처리도 지연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김성조 정책위의장은 “공무원연금법이 지연되면 하루 12억원의 재정손실이 우려된다”며 “적자보전을 위해 5년간 매년 2조원씩 국민 혈세를 쏟아 부어야 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교육세법·농어촌특별세법 폐지법, 카드수수료법안(여신전문금융업법), 노인틀니법(국민건강보험법) 등 여러 민생·경제법안이 6월 국회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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