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부활을 꿈꾸던 한성항공의 운항 재개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

현재 운항중단 상태인 한성항공은 오는 16일까지 재취항 등을 하지 않을 경우 항공법상 면허가 취소된다. 재취항을 위해선 항공기 정비, 승무원 채용 등 준비에만 최소 1개월 이상 소요돼 사실상 16일까지 재취항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4일 한성항공 관계자는 “국토부가 최근 기존 국내 1년 이상, 1만회 이상 무사고 운항의 국제선 운항 자격규정을 완전 폐지한다고 발표해 한성항공이 가지고 있던 메리트가 없어진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투자자가 300억원대의 부채를 안고 있는 한성항공에게 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한성항공은 지난 3월 말 주주총회를 열고 4월 중으로 유상증자를 마치고, 5월 말까지 재취항 목표를 세웠으나 투자 유치에 실패했다. 설상가상으로 국토해양부는 ‘국내에서 1년 이상 1만회 이상 무사고 운항’의 국제노선 취항규정을 완전 폐지해 8월부터는 신생항공사도 곧바로 국제선에 취항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결국 한성항공이 유일하게 보유 중인 국제선 취항기준 충족 저가항공사라는 매각호재가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한성항공 관계자는 “누구나 국제선 운항을 할 수 있도록 해주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성항공에게는 투자하지 말란 말과 같다”며 “저가 항공사를 새로 만들어 취항하지 부채를 안고 있는 항공사에 굳이 투자할 이유가 없다”고 한성항공의 운항재개가 사실상 어려워 졌음을 시인했다.

한성항공은 오는 16일 이후 다시 운휴를 연장 신청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항공법상 항공기 운휴연장 기간은 6개월로 규정돼 있어 운휴 연장은 불가능한 상태다. 한성항공은 지난해 10월18일부터 날개를 접고 있다.

현행 항공법 시행규칙 127조 제2항에 따르면 항공기 휴업 기간은 6개월으로 규정돼 있다. 만약 이 기간이 지나고 운항 재개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업 정지 행정처분이 내려지며, 이 후 법령 검토를 통해 운항면허 등록 취소로 이어진다.

한성항공이 파산할 경우 소액주주와 사원주주, 티켓예매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업계는 한성항공의 채무 금액을 280억~32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2005년 자본금 145억원으로 설립된 한성항공은 대주주 지분 30%를 제외한 나머지는 300여 소액주주와 사원주주로 구성돼 있다. 또 항공권을 예매한 1만6000여명의 예치금 12억원도 떼일 위기에 놓인 셈이다.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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