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호재 주식시장 낙관론 고조
미국 주식시장 강세로 국내 증시에서도 낙관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 제너럴모터스(GM)가 결국 파산보호신청을 냈으나 이 사실이 오히려 불확실성을 해소하면서 현지 증시를 급반등시켰기 때문이다.
3월 이후 10조원 넘게 순매수한 외국인과 기업 구조조정을 가속하고 있는 정부도 지수 상승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예상고점 1600선 상향조정=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는 국내ㆍ외 경기지표 개선과 구조조정 가속, 외국인 순매수를 바탕으로 하반기 코스피 예상 고점을 일제히 1600선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전달 말 북한발 악재로 연일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면서 횡보 장세가 점쳐졌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지수는 13.1% 정도 상승 여력이 있다"며 "연말까지 예상 고점을 1600선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가장 긍정적인 점은 자산시장에서 유동성 효과와 경기회복 기대를 높이는 지표"라며 "3월 이후 지수 상승을 견인해 온 이런 동력은 앞으로 상당 기간 유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대투증권은 이달 지수 상승 탄력이 전달보다 강화될 것이라며 예상 고점을 1610선으로 내놨다.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는 것은 나아진 경기지표다.
국내에선 경기선행지수가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도 작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기준선인 100을 넘어섰다. 해외에서도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작년 3월 이후 최고로 뛰었다.
악재로만 여겼던 미국 자동차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또한 GM이 파산보호신청을 내면서 일단락됐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상승 낙관 시기상조 의견도=낙관론이 지배적이지만 이를 시기상조로 보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일부 경기지표가 회복됐을 지 몰라도 실물경기 개선을 아직 체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시아 증시가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으로 강세를 이어갈 수 있느냐에 대한 의문도 있다. 북한발 악재가 조정기마다 낙폭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여전하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약세와 선진국 신용등급 하락, 북한 핵문제는 여전히 잠재적인 악재로 볼 수 있다"며 "전달부터 해외 증시와 국내 증시간 상관관계가 약해지고 있는 점도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경기지표 개선이 계속 이어질 수 있느냐도 의문스럽다.
한범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추가로 반등하려면 새로운 동인이 필요하다"며 "월초 발표될 거시경제 지표가 이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아직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미국에선 소비경기 불안이 여전히 남아있고 국내 수출경기도 달러화 약세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며 "추가적인 상승을 이끌 뚜렷한 재로가 없는 만큼 더욱 신중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단기적으로 높아진 변동성 또한 부담스럽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달 말부터 국내 증시에서 변동성이 크게 높아졌다"며 "장중 저점 기준으로 코스피는 전달 25일 1315에 이어 28일 1345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최 연구원은 "이는 개인 투자자에게 속도조절 가능성을 인지시키고 있다"며 "개인이 4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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