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은행권, 新 수익원을 찾아라
국내 은행들이 예대마진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영업방식에서 탈피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을 통한 비은행 부문 강화, 투자은행(IB) 경쟁력 제고, 마이크로크레딧(소액서민금융) 등 신종 사업 발굴 등이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은행들은 전년 동기 대비 75% 가량 급감한 8000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기록해 '어닝 쇼크'라는 평가를 받았다.
은행들은 최근의 수익성 악화가 경기침체와 저금리 기조에 기인한 것이며 경기가 회복되면 수익성도 함께 개선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의 수익성 지표가 추세적인 하락세로 접어들었다는 것은 수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지난 2년 동안 0.68%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전통적으로 수신 기반이 탄탄한 국민은행만 간신히 2%대를 유지하고 있을 뿐 신한·우리·하나은행 등은 모두 1%대로 추락한 상태다.
은행들이 예대금리차를 통한 이자수익에 연연하는 한 수익성을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2007년 은행 자금이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빠져나가는 '머니 무브' 현상이 나타나자 은행들은 연 7%대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예금을 판매하는 등 고금리 경쟁을 벌인 바 있다.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은 고스란이 은행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이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
유재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예대마진 위주의 영업을 지속하다보면 최근과 같이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들었을 때 은행 마진이 줄고 부실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경기 사이클에 따라 수익성이 오르락 내리락하면 재무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기 위한 노력을 서둘러야 하지만 은행들은 아직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주회사의 장점을 살려 비은행 부문의 이익을 늘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조언한다.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이 확보되면 IB 역량도 자연스럽게 제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 연구원은 "지주회사 계열사끼리 범위의 경쟁을 벌여야 한다"며 "비은행 부문의 범위가 넓어지면 비이자 수익 비중도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로크레딧 등 신종 사업을 육성하는 한편 최근 은행권 인수합병(M&A) 움직임을 반영해 은행별 특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전용식 우리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리스크가 낮으면서도 고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며 "은행별로 기업금융투자은행(CIB)과 투자은행(IB), 상업은행(CB) 중 자신의 색깔에 맞는 특화 전략을 구사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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