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은 한일합섬을 인수합병(M&A)하는 과정에서 한일합섬의 재산을 빼내려 분할인수를 추진했다고 검찰이 주장했다.

부산고법 제1형사부(김신 부장판사) 심리로 14일 열린 동양그룹 인수합병 사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동양그룹의 내부보고서를 보면 동양 측이 한일합섬의 현금성 자산과 기타 사업부문 등을 분리해 관리하기로 했다"며 "이는 실질적인 물적 분할 합병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동양그룹의 한일합섬 인수는 동양메이저의 유동성을 증가시키기 위한 것으로 이 때문에 한일합섬의 자산이 유출되고 법인격이 소멸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라며 "이는 약간의 방법만 달리할 뿐 이미 대법원에서 유죄로 판단한 차입인수(LBO) 방식의 연장으로 봐야 한다"라고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등에 대한 유죄를 거듭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합병 초기부터 한일합섬의 섬유부문만 분리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당시 한일합섬에는 사실상 섬유부문밖에 없어 물적 분할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최후 변론에서 현 회장은 "한일합섬 인수합병의 모든 과정은 공개적으로 추진했으며 이후에도 기업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한 번도 위법이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재판을 방청한 한일합섬 일부 소액주주들은 "동양 측이 불법적으로 한일합섬을 인수하고도 주주들의 보상액을 너무 낮게 책정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합병이 무효라며 따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부산지법은 법정관리 중이던 한일합섬을 인수합병하는 과정에서 한일합섬의 자산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등으로 기소된 동양그룹 현 회장 등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선고공판은 다음 달 25일 열릴 예정이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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