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고용 '깜짝' 봄기운...그러나 30대 실업률은 8년만에 최고
당초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 4월 실업자 수가 전달보다 줄어드는 '깜짝' 결과가 나왔다.
여전히 전체 취업자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감소폭이 8개월만에 축소됐다.
하지만 한시적이고 고용시간이 짧은 일자리가 늘어나 고용의 질은 더욱 악화되는 모습이다.
아울러 30대의 경우 8년만에 실업률이 최고로 치솟는 등 장년층의 고용 한파가 매섭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4월 고용동향'을 보면 취업자 수가 2352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2371만1000명보다 18만8000명 줄었다.
비록 취업자 수가 감소하는 경향은 계속됐지만 감소폭은 전달(19만2000명)에 비해 줄었다.
정인숙 통계청 고용통계팀장은 "취업자 감소폭이 8개월만에 약간 낮아졌다"며 "고용 상황 악화는 다소 진정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4월 취업자 감소폭이 줄어들면서 실업자 수도 줄어 3월 95만2000명에서 1만9000명 줄어든 93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경제활동 참가율도 60.2%에서 61.2%로, 고용률도 57.9%에서 58.8%로 각각 1%포인트, 0.9% 포인트 증가했다.
4%로 올라선 실업률은 다시 3.8%로 내려앉으며 3%대를 유지했다.
정 팀장은 취업자 감소폭이 둔화된 이유로 "도소매업과 제조업의 취업 감소세가 둔화되고 사무 종사자, 전문·기술·행정관리자,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 교육업 등에서 다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반적인 고용사정이 개선됐다고 보기에는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1년 전 같은달과 비교하면 4월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여전히 0.8% 포인트, 고용률은 1.2% 포인트 하락한 모습이다.
실업자는 14만8000명 늘었고 비경제활동인구도 1552만1000명으로 51만5000명이 늘었다.
또 정부의 공공근로 사업과 인턴제 등 한시적 일자리 창출 정책이 취업자 감소폭 둔화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끝나면 고용 상황이 또다시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공공근로의 인력과 정부 비정규직 인력 등을 살펴볼 수 있는 항목인 사업·개인·공공근로서비스업 부문에서는 29만2000명이나 늘었났다. 산업별 통계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3.9%)로, 지난해 10월 세계금융위기가 시작되기 전의 수준까지 거의 도달했다.
이 부문은 고용상황이 아주 좋지 않았던 3월에도 25만8000명 증가세를 보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제조업(-15만5000명, -3.9%), 건설업(-12만8000명, -6.7%), 도소매·음식숙박업(-12만6000명, -2.2%), 운수·통신·금융업(-6만8000명, -2.4%)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또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그냥 쉬었다'고 대답한 사람이 11%(13만8000명) 늘었고 일자리를 찾을 수 없어 구직 자체를 포기한 사람은 53.6%(5만명)이나 늘어났다.
이와 함께 고용의 질도 나빠지고 있다.
비록 상용근로자가 3.7%(33만3000명) 늘긴 했지만 근로시간이 36시간 미만인 취업자가 298만8000명으로 전년동월에 비해 48만4000명(19.3%)이나 증가했다.
또 실업자 가운데 과거 취업의 경험이 있는 사람은 실업자 전체 수준인 90만명이고 증가세도 22.2%(16만4000명)에 달했다. 3월의 증가세 역시 18.5%(14만1000명)를 기록했다.
연령층으로 보면 30~40대의 고용한파가 매섭게 불고 있다.
30대의 실업률은 4.1%를 기록해 2001년 2월 (4.3%) 이후 8년 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40대의 경우 3월 실업률이 2.9%를 기록했는데 이 역시 2001년 4월(3.3%) 이후 최고치이다. 4월에는 2.6%로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평균에 비해 월등히 높은 실업률이다.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