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6일부터 울산 2공장에서 아반떼 혼류생산을 시작했다. 지난 3월31일 노사가 물량공동위에서 물량 조정에 합의 한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이에 따라 국내외 시장 점유율이 높은 아반떼는 정부의 노후차 세제감면 혜택으로 늘어날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감부족으로 주야 8시간씩만 일하며 의기소침했던 울산 2공장이 아반떼 혼류생산이 시작된 6일 현장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기계음이 곳곳에서 울려 퍼지고 작업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등 활력이 넘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경제 불황으로 수요가 늘어난 소형차 공급확대와 공장가동률 향상을 위해 지난 3월31일 혼류생산에 합의했다. 그러나 공장간 밥그릇 싸움이 벌어지는 등 잡음이 나오며 생산 차질을 빚어 수출 물량 확보에 애를 먹기도 했다.

하지만 6일부터 RV차종인 투싼과 싼타페를 생산하던 2공장 라인에 아반떼가 투입되면서 일감이 쌓이고 있다. 일손도 복잡해졌지만 생산라인은 막힘없이 돌아가고 있다. 지난 한 달여 동안 혼류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발 빠르게 준비한 덕분이다.

현대차 울산공장장 강호돈 부사장은 “시설공사와 각종 설비 보완, 자재물류와 표준작업 설정 등 생산에 연관된 2·3공장은 물론 생산기술부문, 부품업체까지 유기적으로 대응해 단시일 내에 혼류생산 체제를 갖췄다”고 밝혔다.

과거 현대차는 생산물량 조정시 노사 협의 장기화나 각 부문간 이해관계가 얽혀 정상 운영까지 6개월 이상 걸린 경우도 있었다.

현대차는 2·3공장간 아반떼 공동생산에 돌입함에 따라 불황으로 수요가 늘어난 소형차 공급 확대가 가능해져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반떼와 i30를 생산하는 울산 3공장은 평일 주야간 잔업근무와 휴일특근을 해도 연 39만대 이상 생산이 어렵다. 그동안 소형차 공급확대에 어려움을 겪은 것도 이 때문이다.

혼류생산으로 현대차는 연간 48만대까지 소형차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3공장 생산능력을 초과한 연산 9만대 수준의 수출물량 확대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한편 현대차는 혼류생산으로 고용불안을 해소하고 10+10 근무 재개로 공장가동률이 높아져 근로자간 임금격차 감소 효과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잔업 없이 8+8근무와 일시휴무를 반복해온 RV생산라인은 잔업과 월 4회 휴일특근을 해 온 3공장 근로자와 월 100만원 가량의 임금격차를 보여 불만이 많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수진작 및 자동차산업 회생을 위한 정부의 세제 지원 등을 위기극복 밑거름으로 활용하고 지난 3월말 물량조정 합의와 4월 특별노사협의체 구성 합의 등 노사 공동으로 추진 중인 위기극복 노력을 더 강화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