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새내기株 정보 못 믿겠네

2009-06-09 21:01

"지금은 없는 증권사가 신규상장 주관사라고?" 한국거래소는 새내기 종목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주소는 kind.krx.co.kr. 이달 들어 신규상장 종목이 급증하면서 수많은 투자자가 이 사이트를 방문해 정보를 얻고 있다.

문제는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오류가 너무 많다는 것. 지금은 하이투자증권으로 이름을 바꾼 옛 CJ투자증권을 거래소는 버젓이 상장 주관사로 올려놨다. 하나대투증권이 주관사를 맡았던 종목은 똑같은 정보가 세 차례 겹쳐 게시됐다. 기본 정보가 이 정도면 세부 경영지표는 오죽할까.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이런 사실을 통보받은 거래소 쪽 태도다. 제대로 된 정보를 알고 싶으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이용하란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신규상장 종목 정보는 내부 전산망에서 직접 얻는다"며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사이트는 인력부족으로 관리가 안 돼 내부에선 아무도 안 볼 것"이라고도 했다.

해당 부서는 전산장애로 이번 오류를 해명했다. 작년 8월 코스피ㆍ코스닥 시장 정보를 한 사이트로 합치면서 일부 정보에 오류가 생겼다는 것이다. 두 시장을 통합한 지 열 달 가까이 지났다. 사후관리를 전혀 안 했다는 말밖에 안 된다.

거래소는 공식적으론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에서 신규상장 정보를 보면 되고 거래소는 서비스 차원에서 부가적으로 해당 사이트를 운영했을 뿐이란 이야기다. 거래소 관계자는 "부가 서비스를 늘리는 데 욕심이 과했다"며 "전담 직원 없이 겸직을 시켰더니 제대로 관리하는 데 역부족이었다"고 했다.

거래소는 자본시장 근간인 공기업이다. 여기서 제공하는 정보를 믿을 수 없다면 시장이 뿌리 채 흔들릴 수 있다. 거래소는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한 뒤에야 서비스 개선에 들어갔다. 지금은 지적했던 문제를 대부분 수정한 상태다. 하지만 거래소에서 해당 정보를 다시 조회하긴 어려울 것 같다. 투자정보는 정확성이 생명인데 이미 거래소는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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