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업 순익 까먹는 자회사
자회사 부실이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돼 실적이 급감한 상장사가 속출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날까지 2008 회계연도 연결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유가증권시장 83개 상장사 가운데 무려 36%에 해당하는 30개사가 개별당기순이익에 비해 연결당기순이익 줄었거나 순손실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두산은 개별재무제표에서 당기순이익 1076억원을 올렸으나 자회사 실적악화로 연결재무제표에선 2007억원 순손실로 둔갑했다. 자회사인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가 각각 721억원과 1230억원 순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금호산업도 357억원이던 개별당기순이익이 연결 기준 1062억원 순손실로 돌아섰다.
SK텔레콤은 1조2776억원에서 9723억원으로 3000억원 가까이 감소했고 대우조선해양도 4017억원에서 1197억원으로 2820억원 줄었다.
이밖에 대우인터내셔날, LG디스플레이, 한국타이어, 현대제철, KT&G, 대한항공, 포스코, 현대모비스 등도 연결당기순이익이 감소하거나 순손실로 돌아섰다.
정성훈 현대증권 연구원은 "두산은 자회사인 밥켓이 대규모 손실을 내면서 연결재무제표가 크게 악화됐다"며 "밥켓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악화시키고 다시 두산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종속회사가 낸 경영성과는 지배기업 개별재무제표에 지분법 평가손익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연결재무제표와 개별재무제표상 당기실적은 같아야 한다.
하지만 개별ㆍ연결 감사보고서 제출시점에 따라 차이가 생기면서 두 보고서 수치가 일치한 곳은 제주은행과 전북은행, 부산은행 뿐이었다.
자회사 부실로 기업가치가 떨어진 상장사는 주가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정영훈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분법 평가 대상이 되는 자회사 실적은 애널리스트가 모회사 실적을 예상하는 데 돌발변수로 작용한다"며 "투자의견과 적정주가 하향조정을 통해 모회사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서혜승 기자 haro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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