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이 수수료와 연체 이자 등을 포함해 적용할 수 있는 이자율 상한이 대부업체와 동일한 연 49%로 제한된다. 서민들의 금융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지만 실제로 40% 이상의 이자율을 적용하는 금융기관이 많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기관의 연 이자율을 49%로 제한하는 내용의 '대부업 등록과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오는 22일부터 시행된다. 이 법은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금융기관이 이자율을 산정할 때 각종 수수료와 공제 금액, 사례금, 연체 이자 등 대출과 관련해 고객으로부터 받은 모든 금액을 이자로 간주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다만 근저당설정비용과 신용조회비용은 이자의 범위에서 제외된다.

개정안은 연 이자율 49%를 초과한 금액에 대해서는 고객이 반환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를 위반한 금융기관은 금융위로부터 시정 명령을 받게 된다.

기존에는 금융기관의 연체 이자율만 연 49%로 제한해왔다. 이에 따라 일부 금융기관이 대출 이자 외에 각종 취급 수수료를 부과해 이익을 챙겨 서민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있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법 개정은 대출 이자와 연체 이자에 2~4%에 달하는 취급 수수료와 중도상환 수수료까지 물면서 부담을 느껴 온 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부업체와 동일한 연 49%의 이자율 상한선은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50%에 달하는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는 금융기관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자율 상한은 은행보다 저축은행이나 캐피탈사 등 여신 전문 금융기관의 전횡을 막기 위해 도입되는 것 같다"며 "그러나 예전과 달리 지금은 40%를 넘는 이자율을 적용하는 금융기관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고객이 이용하는 제도권 금융기관의 이자율 상한을 대부업체와 동일하게 맞추는 것은 무리라는 문제 제기도 있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자율 상한을 49%보다 훨씬 더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금리는 시장 자율에 맡기는 게 맞다"며 "이자율 상한을 더 낮추기 위해서는 신중한 검토와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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