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생명 전직 설계사 집단소송 제기

2009-03-26 18:17
보험업계, 부당 환수 관련 줄소송 시달릴 듯

미래에셋생명에서 일했던 전직 설계사들이 사측의 부당한 수당 환수에 맞서 집단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이는 보험업계에서 처음 있는 일로 다른 보험사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도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에서 퇴직한 설계사 300여 명은 온라인을 통해 모임을 조직하고 사측을 상대로 소송을 걸기로 했다. 소장은 다음달 15일 제출하기로 했으며 1차 원고단으로 100여 명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 관련 업무를 위임받은 법무법인 충무의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소송 형태나 절차 등은 자료를 더 확보한 후 결정할 계획"이라며 "관련 계약서와 약관 등을 검토해 보험사가 요구하고 있는 수당 반환의 법적 부당성을 주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송 진행 상황에 따라 전직 설계사들이 퇴직 후 받지 못한 수당의 지급을 원하는 청구 소송의 형태로 바뀔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소송에 참여한 설계사들은 미래에셋생명이 지난 2005년 SK생명을 인수한 후 무리하게 계약을 늘렸다가 최근 실효 및 해지되는 계약이 늘어나자 퇴사한 설계사들에게 수당을 반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달 미래에셋생명을 등진 한 설계사는 "사측은 1년 내에 실효나 해지 등의 이유로 계약이 종료될 경우 수당 환수에 나선다고 설명하지만 1년 이상 유지되고 있는 계약에 대해 수당을 지급하라고 하면 모른 척 한다"며 비판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수 백만원에서 수 천만원에 달하는 선지급 수당을 반환하라는 환수 안내문을 발송한 후 입금 예정일을 어길 경우 채무를 서울보증보험으로 이관해 신용에 불이익을 받게 하겠다며 압박하고 있다.

고성진 전국보험모집인노동조합 위원장은 "최근 경기침체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미래에셋생명이 무리한 환수에 나선 것 같다"며 "2~3년이 지난후 갑작스레 환수 요구를 해 입금 예정일에 쫓긴 설계사들이 환수액 내역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퇴직 후 상당 기간이 지나 환수 안내문을 받은 것은 이전에 환수 요청을 했지만 설계사 본인이 미납했거나 납입 연기를 신청한 경우일 것"이라며 "계약이 해지되거나 실효되면 선지급 수당을 환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해명했다.

한편 무리하게 수당 환수를 추진하고 있는 다른 보험사에 대한 집단소송도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동양생명과 ING생명, 삼성생명의 수당 환수에 대해 집단으로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전 ING생명 소속 설계사인 L씨는 "보험사로부터 수당 환수를 독촉받고 있는 설계사들이 부지기수"라며 "교육비 반환 등 비상식적인 환수 조치에 대해 집단 행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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