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20일 롯데칠성음료의 해태 안성공장 인수에 대해 향후 5년간 해태 및 다른 음료업체들에게 우선 공급하는 의무 등을 부과해 조건부로 승인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해태음료는 2005년이래 영업적자의 지속, 공장가동율 저하 등 경영위기에 따라 구조조정 차원에서 공장 매각을 추진 중이였으며, 롯데칠성음료는 신설 자회사인 CH음료를 통해 해태음료의 3개 생산공장 중 안성공장 인수를 추진해 온 바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를 과실음료시장 1위인 롯데와 2위인 해태의 수평결합의 일종으로 보고 음료시장의 경쟁구조를 악화시킬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조건부로 승인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CH음료로 하여금 △향후 5년간 해태 및 다른 음료업체들에게 우선 공급의무 △해태 및 다른 음료업체들에게 공급함에 있어서 롯데에 비해 불리한 취급 금지 △롯데를 제외한 외부인사 5인 이상으로 이행감시기구 구성 △향후 3년간 롯데칠성음료와 CH음료가 제조하는 모든 과실음료 제품의 출고가격 보고의무 부과 등의 조건을 붙였다.

공정위 관계자는 “해태음료 전체를 인수하는 것이 아닌 공장설비만 인수하는 것으로 해태 음료가 여전히 독립적 경쟁사업자로 존재하고, 공장매각 불허시 제3자 인수가 지연돼 해태음료의 도산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인수는 허용하되 조건을 통해 경쟁제한 가능성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김한나 기자 han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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