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오피넷’으로 돈벌이 수단 전락

2009-03-16 09:13

-방문자 ‘뚝’, 가격인하 효과 무색
-오피넷 모바일 유료화, 공익 ‘NO', 돈벌이 ’OK'?

한국석유공사가 운영 중인 주유소종합시스템인 ‘오피넷’(Opinet)이 개설된 지 1년여 만에 유사 민간 사이트들과 별다른 차별성이 없어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오피넷을 통해 무료로 제공하는 전국 주유소의 기름 값과 서비스 정보를 이달부터 휴대폰과 내비게이션 등으로 알려주는 유료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돈벌이에만 급급하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오피넷 발길 ‘뚝’, 민간사이트와 차별성 ‘無’
오피넷은 지난해 4월 주유소 간 가격공개를 통한 가격인하 효과를 위해 소프트웨어와 프로그램 개발비 명목으로 총 4억1200만 원을 들여 개설됐다. 개설 초기 오피넷은 방문자 수가 75만 명에 육박했으나 개설 한달만인 5월 40만 명으로 절반 가량 줄더니, 6월 24만 명, 7월 22만 명, 9월 18만 명 등 계속해서 감소하는 등소비자로부터 외면당했다.
지난해 12월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방문자 수가 28만 명으로 반짝 증가했으나 이마저도 올해 1월 25만 명으로 다시 급락했다.
이 같은 감소는 오피넷과 중복된 정보를 제공하는 민간 사이트가 생기면서 이들과의 차별성에서 실패한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은 “민간 유사 사이트들과 차별화 실패로 애초 목적인 가격인하 효과에 대한 의문이 든다”며 “국민의 혈세로 오피넷을 개설한 만큼  향후 효과적인 사이트 운영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익 버리고 수익체제로 전환?
현재 석유공사는 오피넷에 오르는 석유제품 가격 정보 등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나 멀티미디어 메시지(MMS)와 DMB 데이터방송 및 내비게이션을 활용한 유가정보 제공 서비스를 제공키로 하고 서비스 사업자 선정을 완료한 상태다.
모바일 오피넷은 이달 말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한 달 이용료로 500~600원 가량의 가격이 책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무료로 제공되는 정보가 모바일로 이동하면서 유료로 전환돼 논란이 일고 있다.
주유소 가격 정보 제공을 통해 기름 값을 유통단계에서 억제하겠다는 공익적인 취지에서 국민의 세금인 정부 예산을 받아 수집한 정보를 오피넷이 다시 국민들에게 되팔고 있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오피넷 이용자 김영재 씨는 “오피넷은 국민들이 저렴한 기름을 넣을 수 있게 하는 서비스 아니었냐”며 “유료화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 홍종원 씨는 “석유공사는 아끼려고 찾는 오피넷 정보를 이용해서 돈 벌고, 당하는 쪽은 기름 사 써야 하는 소비자들”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석유공사는 위탁사업자 평가항목 및 배정에서 사업매출에 대한 수익배분에 30점을 책정함으로써 수익을 많이 주는 업체가 서비스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해 돈벌이에 급급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실정이다.
특히 석유공사가 석유제품 가격에 대한 정보를 받기 위해 신용카드 결제망인 부가가치통신망 업체에 지불하는 비용은 전부 국민의 세금에서 나가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시스템 개발, 위탁업체 비용, 송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부분을 가격으로 책정한 것일 뿐 수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며 “모바일 오피넷도 공익성, 공공성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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