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아이고 배야”...신세계 센텀시티 너무 잘나가
나란히 위치한 신세계와 롯데 부산 센텀시티. | ||
신세계 센텀시티와 10m간격을 두고 나란히 위치한 롯데백화점도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반사이익을 어느 정도 봤다지만 당초 예상보다 높게 나온 매출 기록으로 배가 아픈 형국이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격노한 신격호 롯데 회장이 롯데 센텀시티점을 짓던 당시 진행에 가담했던 직원들까지 정리 해고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신 회장이 신세계보다 더 큰 부지와 규모 등을 확보하지 못한 직원에게 댓가성 조치를 내렸다는 것.
이에 대해 롯데 센텀시티점은 “사실 무근”이라며 말을 아꼈다.
롯데가 애써 불안감을 감추고는 있지만 약이 바짝 오른 것은 사실이다. 기존에 매출을 올려주던 숍 매니저들을 신세계에 뺏겨 직원 관리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 센텀시티점 직원은 “신세계가 인센티브를 더 준다는 등 여러 가지 조건을 내세워 기존 매니저들을 빼 간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부산 시민들은 쇼핑 문화가 롯데에 익숙해 있고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신세계의 개업 효과는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세계도 너무 큰 덩치 때문에 효율성을 제고하느라 심적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롯데는 규모대비 적절한 매출액을 형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세계가 연일 각종 언론에 ‘국내 최대 규모’ ‘업계 최초 미국산 쇠고기 판매’ 등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도 롯데의 자존심을 건들고 있다.
롯데는 신세계의 큰 규모가 오히려 쇼핑객들에게 불편을 사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쇼핑객들은 주로 건물 내에서 걸어 다녀야 하는데 이동거리가 너무 길어 힘들어 할 수밖에 없다는 것. 쇼핑하기 익숙하고 동선이 길지 않은 롯데로 고객들이 몰릴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특히 롯데는 신세계가 미국산 쇠고기를 개시하면서 백화점 업계를 선두 하는 이미지가 형성되는 것에 대해 불만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롯데 직원은 “지하 1층 이마트에 공급된 미국산 쇠고기가 마치 백화점 업계 최초 개시한 것처럼 알려지고 있어 어이가 없다”며 “유통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차지하고 있는 백화점이 이런 중대한 사안을 진행하면서 공식적인 보도자료 하나 내지 않았다는 게 수상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또 “이는 신세계가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는 것은 편법 이마트 입점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홈플러스 등 타 업체들이 뭉쳐 조만간 소송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고 밝혔다.
미국산 쇠고기를 처음 판매한 대형마트들도 여론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공직적인 발표를 감행했었다.
한편 일각에서는 신세계가 '노이즈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이 지방 지점이라는 약점과 기존 롯데 아성 등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라도 홍보가 절실하다는 관점에서다.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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