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가뭄 시달리는 건설사 자금조달 '애가 탄다'
건설사들이 자금조달에 애를 태우고 있다.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지만 그마저 대형건설사나 대그룹 계열사에 국한되고 있다.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회사채 발행은 꿈도 꾸지 못한채 자금을 마련할 뚜렷한 대안이 없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 역시 회사채 발행은 하지만 발행 이율이 높아 또 다른 부담이 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건설사들의 발행한 회사채는 8700억원 정도로 파악이 되고 있다. 발행 기업 모두 대형 건설사이거나 대기업 계열사다. 하지만 이들 건설사들도 높은 발행이율이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회사채 발행이 가장 많은 기업은 롯데건설이다.지난해 12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던 롯데건설은 올 들어서도 1월(500억원)과 2월(800억원) 두 차례 걸쳐 모두 12000원의 회사채를 발행한데 이어 최근 1000억원의 회사채를 추가로 발행했다. 발행이율은 각각 8.7%(1월)와 8.4%(2월)로 지난해 적용됐던 이율(6.72%)보다 1.98%포인트가 높다.
현대산업개발 역시 22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지만 이율은 8.7~8.9%다. 작년 발행당시 이자율은 6.17%였다.
GS건설 역시 8.5%에 1000억원을 발행한 바 있다.
10개월만에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키로 한 대림산업도 회사채 발행 표면이율은 8.30%로 비교적 높다.
한화건설도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지만 발행금리는 역시 높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그나마 이들 대형건설사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대부분 건설사들이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는 것 자체를 부러워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정책금리는 물론, 시중금리도 내려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건설업 분야는 얘기가 전혀 다르다"며 "특히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위험부담이 금리에 반영되면서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리부담을 안고서도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부럽다"며 "중견건설사들에게는 사실상 그림의 떡"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용기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분양경기 침체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건설업체들의 유동성 악화는 심각해질 것"이라며 "또 중소형업체일수록 2차 구조조정 압박과 고금리에 대한 부담 때문에 채권발행이 쉽지 않아 운영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용위험평가에서 B등급 판정을 받은 기업들 사이에서 여차하다단 'B등급 발 줄도산' 사태가 나오는 것이 아니냐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돌고 있다.
B등급 기업들은 워크아웃대상으로 결정된 C등급 건설사와는 달리 채권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 만기 연장이나 감면 등의 지원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채권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금 상환을 독촉받는 실정이다.
한 B등급 건설사 관계자는 "C등급 건설사는 만기연장이나 추가 자금지원을 해준다는데 우리는 그것도 없어 자금조달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며 "미분양 문제가 해소되거나 봄 분양시장이 살아나야지 다른 방법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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