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곳간이 비어간다

2009-03-11 11:11

국내 건설업체들이 돈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이들 건설업체들은 잇따라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추진 중이지만 이마저도 언감생심이다. 미분양 물량이 남아도는데 따른 운영자금 조달이 목적인 것으로 미분양이 장기화될수록 건설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지난 1월 500억원의 회사채 발행에 나선데 이어 지난달에도 회사채 발행을 통해 800억원을 조달하고 이달 9일에도 1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대산업개발이 지난달 22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으며 GS건설(1000억원), 동부건설(100억원), 포스코(2000억원), 신세계(1100억원) 등이 회사채를 발행했다.

지난 9일 대림산업(1500억원)과 롯데건설(1000억원)도 회사채 발행에 나서 이를 통해 운영 자금을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건설업체들이 자금조달 준비에 나선 것을 시작으로 다른 건설업체들의 자금조달도 뒤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회사채 발행의 경우 발행금리가 8%에 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업체 재무적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용기 메리츠증권 건설담당 연구위원은 "분양경기 침체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건설업체들의 유동성 악화는 심각해질 것"이라며 "또 중소형업체일수록 2차 구조조정 압박과 고금리에 대한 부담 때문에 채권발행이 쉽지 않아 운영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건설은 현재 최대 15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검토 중이다.

신기용 한화건설 팀장은 "오는 18일 주주총회 후 구체적인 발행금리와 납입일 등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시장의 미분양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그 여파로 건설주의 신뢰도가 떨어지자 건설업체의 기업공개에도 차질이 생기는 일도 벌어졌다.

지난해부터 주식상장을 추진해왔던 롯데건설은 현재 금융시장 속 건설주에 대한 불안감과 지난해 롯데기공을 2500억원에 양수한 데 따른 부담으로 계획을 철회했다.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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