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소비 측정한 이마트 지수… “지갑 더 닫힌다”
실제 소비량 변화를 지수화한 '이마트 지수'가 개발됐다.
신세계는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476개 전 상품군의 분기별 소비량 변화 패턴을 분석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증감 여부를 따져 소비자 경기 호불황 여부를 판단하는 실질 소비량 측정 지수인 이마트 지수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기존 매출액 중심의 신장율 지수는 실제 판매량은 줄었지만 물가인상 등의 변수로 소비자 경기의 호불황 여부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었던 게 가장 큰 단점이었다.
이에 반해 이마트 지수는 실질 소비량 변화가 구체적으로 지수화돼 보다 정확하게 소비자 경기를 판단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이마트 지수 개발을 위해 자사 유통 산업 연구소를 중심으로 외부 상황 변화가 적은 50개 표준 점포를 선정하는 등 6개월여의 준비를 거쳤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높으면 전년보다 소비자 경기 호전됐음을, 100보다 낮으면 소비자 경기가 악화된 것을 의미한다.
신세계가 1~2월까지 이마트 지수를 계산한 결과, 94.3으로 전년 1분기 102.5보다 8.2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2008년 1분기 102.5를 기록한 이후 4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더 닫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미국발 경기 침체가 본격화된 작년 3분기 96.0을 기록한 이후 하락폭이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자들이 직접 느끼는 경기는 더욱 악화되고 있음을 뜻한다.
이번 1~2월 지수에서는 의식주와 문화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해 기호품 중심으로 소비가 얼어붙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과일의 경우 국산 과일 지수는 97.9로 나타난 반면 환율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크게 오른 수입 과일 지수는 76.2를 기록했다. 지수 격차가 21.7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장중호 신세계 유통 산업 연구소 소장은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저가형 상품에 대한 선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일반 생필품보다는 내구재 상품군에서 저가형 상품 선호 현상이 더욱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불황에는 영향을 받지않는 유아동 관련 상품도 이번 경기 불황에는 고개를 숙인 것으로 나타났다.
완구 지수가 전년보다 26.5포인트 하락한 73.5를 기록한 것을 비롯, 유아동 의류 지수는 82.5, 베이비 케어 상품과 기저귀 지수는 각각 88.4, 89.6을 기록, 전년 1분기에 비해 소비량이 10.4~17.5 포인트 가량 감소했다.
반면 웰빙과 식품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유기농 식품과 홍/인삼 등 건강 관련 상품의 지수는 각각 112.6과 109.4로 전년 1분기보다 높아졌다.
자전거 (134.2), 낚시용품(117.0), 등산용품(107.7) 등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취미/여가 관련 상품도 전년도에 비해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한편 신세계는 오는 4월 1분기 지수 발표를 시작으로 앞으로 매 분기마다 분기별 지수를 정기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이마트 지수는 신세계 유통 산업 연구소를 중심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약 6개월여의 개발 준비 기간을 거쳐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전국 120개 이마트 점포 중 신규점 오픈 등 경쟁 상황 변화가 적은 50개 점포를 표준 점포로 선정, 점포에서 판매하는 476개 전 상품의 실제 구매 데이터를 분석해 지수화한 것이다.
또한 이마트 지수의 하위 개념으로 의/식/주/문화 등 4대 가계 지수와 품목별 지수를 함께 산출해 소비량 변화 패턴이 각 쟝르 및 상품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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