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글로벌 증시 디커플링 지속될까

2009-03-10 16:51


   미국과 유럽 증시가 금융시장 불안 등 다양한 악재에 침체 수렁에서 헤매고 있으나 국내 증시는 `마이웨이' 행보를 보이고 있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0.47포인트(1.91%) 급등한 1,092.20으로 마감했다. 해외 증시의 약세 여파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무색케 할 정도로 선방한 것이다.

   미국 증시는 전날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의 암울한 경기전망이 전해지며 일제히 하락했고 유럽 증시도 사흘째 내림세를 보였으나 코스피지수는 이날 하락 출발 뒤 강세로 돌아서 줄곧 상승세를 유지했다.

   국내 증시는 지난 3일과 4일에도 해외 증시 하락에도 상승했다. 5일에는 미국 증시가 상승한 데 반해 소폭 하락하면서 연일 `디커플링(비동조화)' 현상을 나타냈다.

   국내 증시의 마이웨이는 주요 지수의 이달 등락률에서도 드러난다.

   미국의 다우지수는 9일 6,627로 마감해 지난달 말 8,001에 비해 17.2% 떨어졌고 나스닥지수는 12.3%(1,476→1,294), 일본 닛케이지수는 11.4%(7,994→7,086) 각각 하락했으나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말 1,063.03에서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

   디커플링의 주원인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시장 여건 차이와 증시 수급 상황 변화 등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정보파트장은 "글로벌 IT와 자동차 기업들이 구조조정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국내 글로벌 기업들은 오히려 승자의 지위를 점하는 점이 차별화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증시는 각종 악재로 추락하는 가운데 코스피 1,000선 지지 여부도 커다란 분기점이었는데 투신권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이 1,000선에서 매수에 나서며 수급상황이 호전된 점도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김정훈 대우증권 연구위원도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자동차와 IT부문 글로벌 기업들의 대외 수출 경쟁력이 높아진 점이 국내 증시의 버팀목으로 작용했다"며 "외국인과 기관이 현물과 선물을 사들이며 국내 증시의 수급도 호전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내외 증시의 디커플링은 경제의 펀더멘털이 비슷한 상태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차별화 현상이라는 시각이 중평이다.
삼성증권 오 파트장은 "현재의 세계 경제시스템에서 국내 경제가 펀더멘털상 자생적인 내부 변수가 없으면 결국은 글로벌 흐름을 따라갈 수 밖에 없다"며 "주가 지수의 일시적 비동조화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주식시황팀장도 "미국에서는 경기부양책이 잘 안 먹히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우리나라에서는 잘 먹힐 수 있다는 기대감 정도는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근본적인 차이가 없는 한 선진국 증시와 국내 증시가 계속 차별화를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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