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올해 세계 경제 마이너스 성장"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교역량도 80년래 최대폭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오는 13~1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낸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경제가 잠재성장률보다 5%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은행은 다만 정확한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월 올해 세계 경제가 60년만에 최저 수준인 0.5%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세계은행은 특히 세계 경제 침체로 개발도상국들이 상대적으로 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은행은 올해 개도국들이 2700억∼7000억 달러에 달하는 재정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보고서는 또 116개 개도국 가운데 94개국이 경기침체에 따른 충격을 경험하게 될 것이며 올해 전 세계적으로 4600만명이 빈곤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결과 외국에 대한 개도국의 지원 요청이 급증해 부채가 크게 늘어나고 선진국들이 대출을 기피하게 돼 신흥국들의 이자 부담도 커질 것이라고 보고서는 예상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개도국의 사람들을 해치는 위기가 확산되는 것에 대해 실시간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사회·정치적 불안을 피하기 위해서는 각국 정부와 금융권의 행동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개도국뿐 아니라 동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의 피해도 클 전망이다. 세계은행은 "올해 전 세계 산업생산이 지난해보다 15% 줄어 교역량이 80년래 최대폭으로 감소할 것"이라며 "교역량 감소로 인한 최대 피해자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동아시아지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흥시장의 자금사정도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공급은 달리는 데 수요는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올해 신흥시장에 투자되는 민간 자본 규모가 1650억 달러로 줄어들어 2007년도의 17%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자금 수요는 오히려 크게 늘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가채와 국채 규모는 각각 1조 달러, 3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세계은행은 추산했다.
한편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전 세계 금융자산의 가치 하락에 따른 비용이 연간 글로벌 생산 규모와 맞먹는 50조달러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ADB는 특히 아시아 지역이 과도하게 타격을 받았다며 자본 부족 탓에 아시아 경기부양 계획이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뒤쳐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ADB는 지난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자본손실액은 9조6250억 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109%에 달하고 세계 평균인 80~85%도 크게 웃돈다고 분석했다. 라틴아메리카의 경우엔 2조1190억 달러로 자본 손실 규모가 GDP의 52% 수준에 그쳤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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