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2020년 세계 10위 목표"
박준현 사장 "경쟁사와 차별화에 전사적 역량"
"2020년까지 삼성증권을 세계 10위 금융사로 만들겠다."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은 17일 본보와 인터뷰에서 이런 포부를 전하고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후 경쟁사와 철저하게 차별화된 선진 금융사로 도약하기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통법 환경에서 삼성증권이 가진 가장 큰 장점으로 박 사장은 서슴없이 업계 최고로 통하는 인적자원을 들었다. 박 사장은 "삼성증권은 자산관리 영업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취급해 본 프라이빗뱅킹(PB) 인력과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한 탄탄한 리테일 고객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며 "투자은행(IB) 부문도 인수ㆍ합병(M&A)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가진 전문가를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통법 시대에 글로벌 IB와 경쟁을 위한 해외 진출이 한창이다. 홍콩법인은 현지에서 우수 인력을 대거 흡수함으로써 향후 중국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박 사장은 "서구중심인 경제질서 때문에 많은 서구은행이 손쉽게 글로벌 기업이 됐다"며 "앞으로 아시아가 세계경제 중심으로 자리잡으면 리저널 플레이어(Regional Player)가 자연스럽게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삼성증권은 홍콩에 이어 아시아 핵심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증시가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는 것을 대비해 삼성증권은 오는 3월 일본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IB부문 강화를 위해 M&A 부문에서 강점을 가진 영국 로스차일드와 제휴를 맺고 시장확대에 대비하고 있다"며 "연초이후 국내에서 기업구조조정이 활기를 띄고 있어 한발 앞선 이런 전략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자통법 시행 전부터 투자자보호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 온 삼성증권은 고객 신뢰도에서도 경쟁사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박 사장은 "자통법 도입 초기에는 투자자보호가 가장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게 분명하다"며 "이를 위해 삼성증권은 수년 전부터 강화된 투자자보호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남보다 앞서 체계를 확립했다"고 전했다.
이런 이유로 삼성증권이 올 가장 중요한 경영목표로 삼은 것 역시 고객 신뢰도 제고다. 박 사장은 "투자상품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판매보다 사후관리가 더 중요하다"며 "PB와 고객이 직접 마주할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마련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올 시기별 유망상품으로 상반기 채권형상품과 하반기 주식형상품을 각각 제시했다. 박 사장은 "경기불황 여파로 주가 변동성이 여전히 큰 만큼 상반기에는 채권형상품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경기회복이 점쳐지는 하반기부터는 주식형상품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리해 보인다"고 전했다.
삼성증권은 주요 증권사로부터 장기적인 성장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은 삼성증권에 대해 자산관리 고객기반과 브랜드 가치, 금융계열사 시너지를 통한 장기적인 성장 기대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박준현 사장은 1953년 인천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법학석사 과정을 마쳤다. 1979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재무기획팀장과 부사장, 기획관리실장을 역임했으며 작년 6월 삼성증권 사장으로 취임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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