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Two’ 선언 삼성 휴대폰, ‘무모한 도전’ 성공할까

2009-02-16 18:01

-영업이익률 두자리·2억대 판매·시장점유율 20% 목표
-경쟁사 가격인하·보호주의 무역 돌파 '관건'


삼성 휴대폰이 올해 예상을 뛰어넘는 목표치를 제시하면서 업계를 중심으로 목표 실현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신종균 삼성전자 신임 무선사업부장(부사장)은 ‘MWC 2009’개막에 앞서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트리플-Two'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트리플-Two'는 연간 영업이익률 두 자리수를 유지하면서도 판매대수 2억대, 시장 점유율 20%를 넘어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휴대전화 시장에서 규모 확대와 수익률 상승,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셈이다.

야심찬 목표와는 달리 올해 삼성 휴대폰의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부문에서 지난해 4분기 2%의 초라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노키아(9.4%)는 물론 국내 경쟁사인 LG전자(5.2%)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세계 시장 부동의 1위인 노키아가 일부 중고가 모델의 가격을 10% 상당 인하한데 이어 소니에릭슨과 모토로라 역시 가격인하를 단행함에 따라 휴대폰 시장에서 ‘치킨게임’ 양상이 보이는 것 역시 영업이익률 향상의 발목을 잡고있다.

삼성전자는 4분기 막판에 마케팅 비용을 크게 늘리면서 영업이익률이 대폭 하락한데 이어 경쟁사의 가격 인하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출혈이 필수적이다. 

2억대 판매 돌파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억9700만대를 판매해 2억대 문턱에서 좌절한 만큼 삼성전자의 가장 큰 목표는 2억대 돌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경기 경색으로 휴대폰 교체수요가 크게 줄어 최대 10%의 역성장이 예상되면서 이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유럽연합(EU)이 TV 기능을 갖춘 휴대전화를 가전제품으로 분류 13.9%의 관세를 붙이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부담이다.

삼성전자는 고사양 제품을 앞세워 무기로 유럽 시장에서 선전해왔다. 그러나 고사양 제품 가운데 상당수가 TV 기능을 갖춘 것을 감안하면, 관세 부과는 삼성전자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저가폰 라인업 확장을 통해 신흥시장 성잘발판을 만들었으며, 선진 시장에서도  하이엔드급 제품들이 호응을 얻고 있어 올해 경쟁사에 비해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한 뒤 “다만 시장구조 상 영업이익률과 판매신장이 반비례 관계인만큼 이 가운데 하나에 확실히 방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명진 삼성전자 IR팀장(상무)은 지난달 23일 실적 공시 간담회에서 “마케팅에서는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휴대폰 시장점유율을 늘리겠다는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며 “시장점유율을 앞으로 3~4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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