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투기해제, 따로 노는 당정

2009-02-16 07:59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를 둘러싸고 당정이 고질적인 불협화음을 빚고 있다.

당정은 지난 12일 당정협의에서 강남3구 투기지역을 해제 여부에 대한 결정을 늦추기로 했다. 하지만 해제 시기를 두고 한나라당 내부와 정부 일각에서는 여전히 20일을 전후해 이달 말까지 투기지역을 해제하겠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등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동상이몽의 與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애초에는 당장 투기지역을 해제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정부에서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시기에 풀어야 한다는 것이 한나라당 당론”이라며 “당정협의에서는 해제 시기를 논의한 것이 아니라 과연 투기지역을 풀어야 하느냐가 주안점이었다”고 15일 밝혔다.

그러나 최경환 수석 정책조정위원장도 이날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는 가급적 빨리 하겠다”며 “이달 중이라도 국토해양부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가 열려 통과되면 곧 바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와의 협의내용에 대해서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해제하기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당론과 정반대 의견을 개진한 것이다.

이와 관련, 최 의원 측은 “최 의원 혼자 생각으로 투기지역이 해제되는 것도 아니고 당정협의에서 앞으로 신중하게 검토하기로 한만큼 추후 협의를 통해 해제 시기가 결정되지 않겠느냐”며 꼬리를 내렸다.

◆정부까지 ‘엇박자’
여기에 더욱 큰 문제는 정부 일각에서도 공식입장과 배치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날 “이미 밝힌 대로 해제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며 “다만 해제하는 시기에 대해서는 좀 더 시장 상황을 지켜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윤영선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당정 협의에서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문제를 이른 시일 내에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당정 간 소통의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또 다시 확산되고 있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인데 벌써부터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은 콘트롤타워의 부실함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보람 기자 boram@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