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증자·회사채 발행 늘어
지난해 단기 유동성 악화로 고생했던 건설사들이 다시 유상증자나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만성적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원리금 상환과 운전자금 확보를 위해서다. 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은 지난 가을 이후 사실상 중단됐다가 재개됐다는 점에서 앞으로 대형 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며면 중견 토목전문건설사인 남광토건은 최근 300만주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주주일반공모로 이뤄지는 이번 증자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약 3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남광토건은 유증을 통해 들어온 돈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금 원리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SK건설은 최근 제3자배정방식을 통해 200만주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조달한 금액은 400억원이다.
서희건설도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115억8000만원 규모의 보통주 1200만주를 주주배정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롯데건설은 최근 8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키로 했다. 9일이 납입일이며 발행이율은 8.4%다. 롯데건설 역시 만기상환된 차입금 상환에 이 돈을 쓸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약 7회에 걸쳐 4600억정도의 회사채를 발행한 적이 있다.
이처럼 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지난 1월 건설사들이 발행한 회사채는 총 1조2051억원(한국예탁자료원 자료)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중공업 건설부분이 4350억원으로 가장 많고, 두산중공업도 4000억원을 회사채로 조달했다. SK건설, 대우건설도 각각 700억원과 500억원을 조달했다.
김진수 한진중공업 자금팀 부장은 "지난해 채권을 발행했던 업체들이 높은 금리로 인해 회사채 발행을 꺼렸으나 연말 정부 지원으로 시중자금이 MMF로 유입되면서 작년 4분기부터 채권을 발행하기 시작했다"며 "실질적으론 작년 11월부터 낮아진 금리가 유동성 확보 여건을 도왔다"고 말했다.
GS건설 관계자는 "경기변화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이라며 "지금 같은 상황에 누가 사겠냐는 말이 많지만 회사채 발행 공시까지 낸다는 것은 그만큼 수요 확보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송승권 건설공제조합 신용조사 과장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현재로선 업체가 살기위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4분기 실사에 대한 전망이 어둡고 구조조정이 아직 시장에선 완벽히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