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IA국장 "北,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

2009-02-06 09:04

   
 
사진: 리언 파네타 미 CIA 국장 내정자는 2006년 북한의 핵무기 폭발실험을 공식 인정했다.

최근 북한의 정치, 군사적 대남 위협과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준비 움직임 등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북한이 2006년 핵무기 폭발실험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리언 파네타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내정자가 5일(현지시간) "북한이 2006년 핵무기를 폭발했다"며 북한의 핵무기 폭발실험을 공식 인정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지난 2006년 10월9일 북한이 실시한 핵실험은 핵무기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핵장치 폭발실험'에 불과하다고 규정하면서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파네타 내정자의 이번 발언은 종전의 미국 정부의 입장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내용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파네타 내정자는 이날 상원 정보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서면자료를 통해 "북한이 지난 2006년 핵무기를 폭발시켰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2006년 10월 북한이 실험한 것이 단순한 '핵장치'가 아니라 '핵무기'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미국은 최근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와 국방부 산하 합동군사령부(JFC)의 합동 보고서에서도 북한을 '핵무기보유국'으로 언급해 정책변화를 시사한 바 있다.

이같은 미국 정부의 움직임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공식 인정하지는 않을지라도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객관적 사실로 받아들이면서 현실적인 북핵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파네타 내정자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핵능력을 잠시 또는 영원히 포기할 준비를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파네타 내정자의 이날 발언은 우리 정부가 지금까지 북한의 핵능력에 대해 평가했던 것과도 상당히 거리가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의 공식적 입장은 북한이 여러 개의 핵무기를 만들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거나 핵무기 1~2개를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북한 핵무기에 대한 평가와 대책에서도 한미 양국 간 북한의 핵능력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공유가 우선돼야 하고 이를 토대로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북핵 대책을 마련하는 등 미국과의 정책조율이 필요할 전망이다.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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