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부지’ 현대기아차 노조…‘해외공장 연대’
최근까지 주간연속2교대제와 잔업수당 문제로 파업 운운했던 현대기아차 노조가 해외 공장과 연대해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5일 확인됐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경색으로 자동차 산업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협상력 강화를 위해 해외 공장까지 끌어들여 이용하려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5일 전국금속노동조합(위원장 정갑득)은 “현대·기아차 노조가 해외 공장들을 한데 묶는 국제 노동자네트워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겉으로는 “국내외 자동차노조 연대·소통과 교류 활성화 기반마련”이라고 설명했지만, 속내는 사측을 압박하기 위한 노림수로 읽힌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노조는 오는 3월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자동차 산업 글로벌 노동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국제 네트워크 회의’를 연다.
이 회의에는 현대기아차의 해외공장 근로자를 포함 30여명이 참석한다. 국가별로는 미국공장(현대차) 2명, 인도공장(현대차) 3명, 터키공장(현대차) 2명, 슬로바키아공장(기아차) 3명, 체코공장(기아차) 2명 등이다. 국제금속노련 2명을 포함해 금속노조, 현대·기아차 지부 관계자도 참석한다.
금속노조는 또 현대·기아차 해외 공장 노조 결성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일과 관련해 비판적 시각이 많아 노조의 뜻대로 순탄히 추진될지는 알 수 없다. 귀족노조의 정치파업으로 비판을 받고 있어 노조를 보는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또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현대·기아차의 해외공장에서도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 대외 신인도에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지금 같은 위기 상화에서는 생산력을 강화해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라며 “노조가 아전인수 격으로 회사를 상대로 협상력 강화를 위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것은 노동 유연성을 악화시키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름을 현대지기라고 밝힌 노조원은 현대차 민투위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최악의 세계경제불황에서 자동차 산업 근로자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일보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가 필요하다”며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사) 모두가 합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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