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 나이 기준 만 19세로 바뀐다
4일 민법 개정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성년 나이 기준을 만 20세에서 만 19세로 바꾸는 등의 민법 개정 작업이 돛을 달았다.
1958년 제정된 이래 50여년간 대부분 조항이 그대로 유지돼 온 민법은 시대적 상황에 맞게 올해부터 4년간 순차적으로 전면 개정된다.
민법은 국민의 재산 및 가족관계를 규율하는 기본법이고 다른 법률의 준거 법이자 법학교육의 기초가 되는 중요한 법률이다.
그럼에도 반세기 동안 전면적인 수정이나 보완이 이뤄지지 못해 국민의 기본적인 법률관계를 제대로 지원.규율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번 개정 작업은 이런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법무부는 국민생활과 밀접한 규정을 우선 개정함으로써 민법의 민생 지원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 성년 나이 만 20→19세 = 우선 성년 나이를 현행 만 20세에서 만 19세로 낮추는 방향으로 민법이 바뀐다.
선거법상 선거권자가 2005년부터 이미 만 19세로 낮아졌고 만 18세로 낮출 경우 고교 3학년에 미성년자와 성년자가 혼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19세가 기준이 됐다.
청소년의 조숙 현상을 반영, 성년 나이를 낮추는 것은 세계적 추세로 독일과 프랑스, 미국의 상당수 주 등은 18세를 성년으로 규정하고 있고 오스트리아가 19세, 스위스와 일본, 대만 등이 20세를 성년으로 하고 있다.
현재 140여개에 이르는 법률 조항이 민법의 성년 규정을 따르고 있어서 성년 나이가 바뀌면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 노인ㆍ장애인도 후견제 도입 = 고령자와 성년 장애인도 후견인을 선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민법 개정이 추진된다.
현행 민법은 미성년자와 한정치산ㆍ금치산 선고를 받은 이들에게만 후견인 제도를 인정하고 있지만 이 제도가 행위 능력을 박탈하거나 제한하는 역할을 할 뿐이고 후견인의 역할도 재산 관리 등에만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개정위원회는 후견인이 재산적 법률행위 외에도 신상 보호를 포함해 피후견인의 전반적인 생활을 실질적으로 후원할 수 있도록 역할을 조정할 방침이다.
또 후견인 선임 절차를 간소화하고 값싼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법인 및 근저당권 규정 정비 = 민법에 명시된 비영리법인의 허가주의 원칙도 인가주의나 준칙주의로 완화돼 설립이 간편해진다.
현행 민법상 비영리법인의 허가주의 원칙은 단체 결성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권위주의 시대의 산물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또 법인의 권리능력을 정관이 정한 목적 범위 내로 제한하는 민법 규정을 폐지해 과도한 규제를 없애기로 했다.
일반적인 담보의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는 근저당의 경우 현행 민법에 1개 조문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해 규정이 상세하게 정비된다.
개정위원회는 특별법에 따로 명시된 보증인 보호 규정도 민법에 편입해 기존의 민법으로는 충분치 않았던 보증인의 보호를 강화할 예정이다.
민법상 소멸시효 기간 등도 불합리한 부분을 바로잡아 권리자가 지나치게 쉽게 권리를 잃지 않으면서 합리적인 기간 안에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하기로 했다.
아울러 인터넷의 광범위한 보급과 전자상거래가 일반화되는 추세에 맞춰 전자적 의사 표시와 전자적인 거래 행위에 관한 규정도 민법에 신설될 예정이다.
개정위원회는 오는 11월 공청회를 거쳐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초에는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며 개정 작업은 올해부터 2012년까지 4년 동안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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