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대책회의 준비에만 열 낸 ‘워룸’
2009-02-04 11:49
위기대응 기본계획 조차 폐기된 상태
비상경제전략지도 놓고 내부 소통 부재
“시급히 기본계획부터 수립하라” 맹성토
청와대 비상경제상황실이 경제위기대응의 기본계획인 ‘비상경제전략지도’ 작성을 포기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초기 아이디어 차원에서 경제전략지도 작성을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폐기했다”며 “새로운 기본계획 수립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수원 비상경제상황실장은 “상황실은 우선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운영에 주력했다”며 “전략지도 수립 등은 처음과는 다르게 수정중”이라고 말했다.
이는 경제상황실이 출범하면서 밝힌 것과는 정반대다. 앞서 김은혜 부대변인은 지난달 6일 “(경제상황실에서) 총리실과 11개 부처의 국장급 팀장과 과장급 팀원이 비상경제전략지도를 작성중”이라며 “분야별로 전략적 성과 목표를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하위 핵심 실행지표를 정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김 부대변인은 전략적 성과 목표의 경우 거시경제부문에서는 경상수지 흑자 유지, 내수활성화 등이 주된 내용이라고 설명하면서 “이 비상 경제전략지도에 따라 각부처별로 실행 책임자를 지정하고, 실행지표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제상황실이 출범한지 1달가량 지났음에도 위기대응의 기본목표조차 설정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전방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전략지도는 성과목표 설정 뿐 아니라 실행 책임자를 지정해 청와대의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이었기 때문에 시급히 기본계획부터 세우라는 주문이 빗발치고 있다.
이 실장은 이에 “비상경제전략지도를 작성한다는 처음 발표는 내부의 의사소통의 오해(미스커뮤니케이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워룸이 그저 대책회의나 추진하는 기구냐”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 유은혜 부대변인은 “어떻게 기본 계획표도 없이 경제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현장의 애로를 들으며 정책집행의 관리·감독을 강화할 수 있느냐”며 “워룸이 아무것도 안 한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청와대 경제수석실 관계자는 “상황실에서 비상경제전략지도를 작성치 않았다고 해도 경제상황을 실시간 파악하고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는 시스템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며 “지도를 안 만들었다고 아무 일도 안하고 있다는 것은 오해”라고 해명했다.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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