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통법시대 개막 '대안펀드' 뜬다
펀드시장, ETFㆍ헤지펀드 중심 재편
저렴한 수수료ㆍ복수 매매전략 장점
금융권 전체 판도를 뒤흔들 자본시장통합법이 4일 시행되면 펀드시장도 전통적인 주식형펀드 대신 대안펀드인 상장지수펀드(ETF)나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3일 동양종금증권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과 펀드시장 구조조정'이란 보고서에서 "법 시행과 함께 집합투자업 관련 제도에 커다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ETFㆍ헤지펀드 투자매력 급상승=자통법 시행으로 주식형펀드에 대한 투자 권유가 제한되면 일반투자자는 가입에 제한이 없는 ETF를 선호할 것으로 점쳐진다.
박용미 연구원은 "자통법 시행으로 금융투자회사는 고객을 전문투자자와 일반투자자로 분류해야 한다"며 "전문투자자와 일반투자자는 각각 헤지펀드와 ETF 양쪽으로 관심이 나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TF는 거래세가 싼 게 가장 큰 장점이며 인덱스, 스타일, 해외지수를 비롯해 선택할 수 있는 폭도 넓다. 개인투자자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ETF는 펀드투자와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에 비해 전문투자자는 시장상황에 맞춰 여러 매매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헤지펀드에 더욱 관심을 둘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헤지펀드는 시황에 따라 고레버리지, 공매도, 롱숏전략 같은 다양한 트레이딩 기법을 활용해 절대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전문투자자는 자산 배분 차원에서 헤지펀드를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헤지펀드 운용 경험이 풍부한 해외 금융사와 제휴가 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통 주식형펀드 위축 불가피=대안펀드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된다면 전통적인 주식형펀드는 판매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경제불황으로 국내외 주식형펀드 투자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진 가운데 연말 해외펀드에 대한 비과세 혜택까지 종료되면 전통 펀드는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전통 펀드는 외형 성장을 추구하기보다 내실을 기하기 위한 구조조정 노력을 해야 한다"며 "운용 안정성 측면에서도 소규모 펀드에 대한 정리와 통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펀드와 대비되는 대안펀드는 투자대상 제한이 없다"며 "자통법 시대에 실물, 사업, 제조, 금융이 결합된 새로운 상품이 나오면 그 규모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펀드시장 재편 과정에선 대기업 또는 금융지주 소속 운용사가 유리한 위치에 설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대기업이나 금융지주에 속한 대형 운용사는 상대적으로 많은 판매채널과 직원을 확보하고 있어 새로운 금융상품 판매에 훨씬 유리하다"며 "현재도 전체 수탁고 가운데 3분의 2 이상을 상위 10개사가 차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중소형사는 생존을 위한 통합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서혜승 기자 haro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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