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석유공이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석유공, 외교적 대응-법적소송 불사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석유공사가 최근 나이지리아 정부로부터 자국 해상 유전광구 탐사권에 대한 계약 무효 통보를 받은 이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나이지리아 측이 계약과 관련한 기 납부액은 반환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금전적 피해는 미미할 것으로 보이나 계획됐던 사업이 차질을 빚는다는 점에서 간접적 손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 측은 문제 해결을 위해 최대지분보유사인 석유공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함에 힘을 실었다. 

◆ 한전 “컨소시엄 내 의결과정 거쳐야”

당초 한전, 석유공사, 대우조선해양 3사로 꾸려진 한국컨소시엄은 해당 광구(심해광구 OPL321, 323) 지분의 60%(영국 30%, 나이지리아 법인 10%)를 갖고 사업을 진행해 왔다.

업체별로는 한전 15%, 석유공사 75%, 대우조선 10%씩 각각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문제는 이 사업이 225만㎾ 규모 발전소와 1천200㎞의 가스관로 건설에도 참여하는 것으로 계획됐다는 점. 다시 말해 사업 확대를 통한 부가수익기대가 일거에 허물어 졌다는 뜻이자 수익성을 담보한 미래 투자처가 사라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업체들 입장에서는 속이 끓는 대목이다.  

조항남 한전 해외사업운영처 차장은 2일 “광구탐사와 발전소·가스관로 건설은 패키지 형태로 묶여 있던 사업”이라면서 “미래 투자계획이 사라졌다는데 점에서 문제가 크다”고 밝혔다. 

그는 “한전이 소수 지분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보니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무엇보다 컨소시엄 전체의 문제라 한전이 독자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조 차장은 “컨소시엄 내에서 정확한 의결 과정을 거쳐 이 건에 대한 소송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면서 “최대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석유공사가 진두지휘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욱현 대우조선 홍보팀 차장은 “석유공사를 중심으로 대책들이 세워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 석유공, 외교적 대응-법적소송 불사

석유공사 측은 향후 정부와 협의를 거쳐 외교적 대응은 물론 법적 소송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며 이를 통해 광구 탐사권 회복이나 투자금액 회수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석유공사에 따르면 한국컨소시엄은 지분에 해당하는 3억2300만 달러의 서명보너스 중 9200만 달러를 나이지리아 정부 측에 현금으로 납부한 상태며, 잔금 2억3100만 달러는 발전소 및 가스관로 건설 등의 SOC 사업을 진행해 주는 조건으로 할인을 받은 상태다.

하지만 나이지리아 정부는 최근 한국컨소시엄이 이 잔금을 납부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광구분양을 전격적으로 무효화 하고 기 납부액은 반환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