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리포트] 타이완 경제위기속 출생률 급감

2009-02-09 10:29

타이완의 경기 침체가 출산률에 직격탄을 날렸다. 불경기 속 장기간 지속된 구직 기회의 위축과 지속적인 임금 삭감으로 작년 최초로 타이완의 출생 인구 20만의 벽이 허물어 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관계자는 " 지난해 타이완 출생인구는 1980년의 41만4000명에서 2000년 30만5000명, 2008년 19만8000명으로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였다"고 최근 발표했다.

출생률로 따지면 1000명당 8.64명 꼴로 새로운 기록을 갱신하게 된 것으로 미국(14.2명)과 영국(12.1명), 프랑스(13.1명), 대한민국(9.2명), 일본(8.7명)을 감안하면 현저하게 낮은 수치다. 

출생률이란 각국 정부가 인구 변화 추이를 조사하기 위해 통상 1년 간의 출생수를 그 해의 연앙(年央)인구 1000명에 대한 비율로 나타낸 것을 뜻한다.


올해 예상 출생인구와 출생률도 작년 불어 닥친 지속적인 경기 한파로 인해 또다시 하향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근래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경제 사정으로 인해 취업문 역시 좁아져 갓 결혼한 젊은 층의 출산 욕구를 억제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설명: 2008년 타이완의 출생인구가 20만 명에 미치지 못하는 등 타이완의 출생률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눈여겨 볼 점은 2007년 하반기에서 2008년 1분기까지는 3분기 연속 경제 성장률 6%에 힘입어 2008년 출생률의 증가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2008년 전체 통계 결과는 계속되는 경제 슬럼프로 인해 저출생 부문 신기록 수립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초래했다.

2000년의 13.76의 기록을 뒤집었을 뿐 아니라 1990년 당시 기록의 절반에 불과한 수치다.

내정부는 당초 재작년 1000명당 5.98에서 작년 6.73으로 높아진 결혼률을 반영해 내심 젊은이들의 낙관적인 경제전망에 의미를 두었으나 구루안니엔(孤鸞年- 남녀가 결혼 시 불행한 해)이라는 올해에 결혼을 기피하는 미신 때문에 작년 말 전까지 서둘러 결혼한 커플이 많아짐에 따라 일시적으로 결혼률이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결혼률 증가에도 불구하고 꽁꽁 얼어붙은 경기로 인해 결혼한 부부가 신혼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가지는 것을 꺼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작년에 늘어난 결혼률과 올해 무급 휴가일의 증가로 인해 부부가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 올해 출생률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사진설명: 무급휴가가 장기화되며 가계 수입이 줄어드는 것 역시 출생률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진은 독립자치단결노조의 무급휴가 반대시위 모습.

하지만 사실상 불안정한 일자리와 턱없이 부족한 수입으로 아이 낳기를 망설이고 있는 가정은 더욱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런 전체적인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올해 태어난 신생아수는 작년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이러한 경제 위기로 인해 출생률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타이완 중부 짱화현(彰化縣)에서는 경제난과 각종 가정사를 핑계로 부모들에게서 버려진 장애 아동들이 보육시설에 방치돼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타이베이=김모현 통신원

아주경제연구소 기자 aj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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