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침체국면에 접어들었다
KDI '경제동향'서 내수부진+수출급감 등 우려 표명
선진국 경기침체 ‘심화’,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여전
우리 경제가 내수와 수출이 급감하면서 경기침체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부진에 수출마저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생산-소비-수출입 지표, 하락세 심화
지난해 11월 광공업 및 서비스 생산은 여전히 위축되고 있고 수출입 역시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했다. 광공업생산지수 증가율은 전년동월대비 14.1% 감소해 전월 2.3%의 하락세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을 띄었다. 특히 14.1% 하락한 수치는 지표가 작성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최저치로 경기가 좋지 않음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서비스업생산도 1.6% 감소해 전월 1.4%의 증가를 보였던 것은 깜짝 반전으로 그쳤다. 이는 1999년 이래 최저 증가율에 해당한다.
소비관련지표들 역시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소비재판매액지수 증가율은 신용카드 버블이 붕괴됐던 2003년 당시와 비슷한 수준인 5.9% 하락을 기록했다. 계절변동분을 제거한 계절조정 전월대비로도 2.2%가 감소했다. 급락한 경제상황에 소비자들의 지갑도 꽁꽁 닫힌 것이다.
소비재출하지수 증가율은 8.8% 떨어져 전월 1.5% 감소한 것에 이어 하락세가 더욱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소비심리지표들도 지난해 9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KDI는 당분간 소비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자제품재고의 경우 전년 동월대비 15.9%로 높은 가운데 생산 증가율은 같은 기간 -13.4%로 급락해 경기가 침체국면에 진입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수출입 상황도 좋지 않다. 12월 수출입 모두 큰 폭으로 감소해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수출은 대부분의 품목의 수출이 악화되면서 전월 19% 하락에 이어 17.4% 떨어져 감소세를 기록했다.
수입은 21.5% 떨어져 전월 14.9% 하락한 것과 비교했을 때 크게 떨어졌다. 이는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의 하락, 내수침체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경기 전반, 급락
현 경제위기가 글로벌 경제위기인 만큼 세계경제 역시 전반적으로 급락하는 모습이다. 주요선진국의 경기침체는 더욱 심화됐고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의 경기지표도 크게 둔화됐다.
선진국의 경우 소비를 중심으로 투자, 고용 등 경제지표들의 전반적인 악화에 따른 해외수요 감소로 주요 개도국의 수출과 생산마저 크게 위축되는 양상을 보였다. 다만 세계경기 급락으로 인해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격의 하락세가 유지돼 전 세계적 물가 상승세는 크게 둔화됐다.
국제금융시장의 경우,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노력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불안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정책 금리를 0.75~1%포인트 내렸고, 일본도 0.2%포인트 내리는 등 각국 정부는 물가상승 압력이 완화됨에 따라 재정확대를 지속하고 정책금리를 적극적으로 인하했다. 그러나 경기침체가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투자은행들은 급격한 세계경기 하강을 염두에 두고 주요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이후 가파르게 하향조정했다.
KDI 김현욱 연구위원은 “지난해 초부터 유가문제로 안 좋았던 경기가 9월 중순 실물경제에서 악화 양상의 보이더니 본격적으로 10월부터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하기 시작했다”며 “올 하반기부터는 다시 상승세로 전환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한나 기자 han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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