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실물경기 ‘암흑’
수출물량 격감과 실질급여 감소 등 ‘이중고’
1월 실물경기 악화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세계경제위기 속 상품수요 급감우려에 따라 기업들이 본격적인 감산에 돌입한데 이어 새해 첫 달은 연휴마저 끼어 있어 생산 감소는 물론 근로자들의 실질급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생산지표와 소비지표가 동시에 경색돼 실물시장축소로 전이될 수 있다는 말이다.
◆ 수출물량 격감 예측
4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22.6%에 달했던 2007년 동기대비 수출 증가율은 4분기 10%대 중반대로 추락했다. 금융위기 여파로 세계소비시장이 얼어붙은 탓이다.
1월의 경우도 낙관론을 펴기가 쉽지 않다.
미국, 유럽과 같은 선진국들의 재고정리가 진행돼 우리나라의 수출물량 격감이 예측되고 있고 이렇다 할 경제위기 해법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한 구인구직 전문 기업과 컨설팅 업체가 최근 올해 미국에서 100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또 자국 기업의 23%가량이 해고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각각 밝힌 것도 수출․소비 동반감소에 따른 여파로 읽힌다.
이와 함께 조업일수가 줄어든 것도 실물경기의 발목을 잡는다.
지난해 1월 조업일은 총 24일(토요일은 0.5일 계산)이었지만 올해 1월은 설 연휴가 1월로 옮겨지면서 21.5일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현대-기아차 등 수출 효자 업종인 자동차 업계가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주말 특근과 잔업을 중단하거나 조업시간을 단축하고 있고 일부는 단기휴업을 선언하기도 했다.
◆ 조업일수 감소, 실물경기 ‘발목’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과 같은 철강업계 역시 감산에 따른 일부 공장 조업일수 조정을, LG디스플레이는 휴일을 늘리는 방식으로 일부공장 가동을 중단한다는 방침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 그 파급효과는 1월 전체산업생산량 위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근로자의 임금 가운데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잔업, 특근 등 각종 수당과 설 상여금 등 소득부분 위축으로 전이돼 소비하락과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공산이 높다.
지경부 관계자는 “대기업을 포함한 많은 생산설비들이 1월에도 감산 및 휴무를 할 가능성이 높고 근로자들의 임금도 줄면서 실물경기가 많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선진국 경제침체와 개발도상국 성장둔화로 수출환경이 매우 불리할 것”이라면서 “연초부터 수출총력지원체제를 가동해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