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위기 사태로 LPGA만 운다?
2008-12-17 10:34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시장발 신용위기가 글로벌 경제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여자프로골프(LPGA) 역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스포츠업계에 전반에 기업들의 각종 스폰서십이 줄어드면서 LPGA 대회 자체가 축소되거나 상금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세계 불황을 거역하지 못하고 2009년 LPGA 투어는 올해보다 3개 대회 정도가 줄어들 것이라고 일본 산케이(産經) 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총 상금규모는 500만 달러(약 66억2500만 원) 이상이 감소할 전망이다.
신문은 LPGA 투어 관계자가 "지금과 같은 시대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LPGA측은 올해 골프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듬뿍 받았음에도 내년 계획을 축소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시즌 펼쳐진 37개 시합 가운데 25개 시합의 전년도 우승자가 타이틀 방어에 실패하고, 8명은 LPGA 첫 우승을 기록하는 등 실력 백중의 열전이 전개됐다.
LPGA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졌다. 일본 골프토너먼트 진흥협회 조사에 따르면 일본에서 올시즌 텔레비전 시청률은 평균 7.7%(관동지역)로 지난 해에 비해 0.7% 포인트 웃돌았다.
동원 갤러리 수 역시 전년 대비 7만 명이 증가한 57만656명으로 집계돼 변함없이 높은 인기를 증명해 보였다.
단지 '세상의 움직임에는 거역할 수 없었다'는 것이 여자 골프 관계자의 입장이다.
미국 골드만삭스 계열인 아코디아 그룹은 시합 철회에 대해 공식적으로 협회와의 일정 조정이 순조롭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지만 금융위기로 인해 모회사의 실적이 악화된 것과 세계적인 경기후퇴로 인한 영향을 부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일본여자골프협회(JLPGA) 히구치 히사코(樋口久子) 회장은 "갑작스럽게 묘안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내년이 더 걱정이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남자 골프는 신예 '수줍은 왕자' 이시카와 료(石川遼)의 등장으로 텔레비전 시청률 및 갤러리 동원 수에서도 전년을 웃도는 호조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투어 수는 전년과 같은 25개 시합을 유지하고 상금 총액도 1억엔 늘어나면서 '이시카와 효과'를 실감하게 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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