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금융사기 국내투자자 피해 1천300억대

2008-12-15 15:09


    국내 일부 연기금과 보험사들이 미국 월가의 다단계 금융사기 사건에 연루된 '페어필드 센트리' 등에 투자해 1천억원 이상의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원은 15일 국내 보험사 등 금융기관과 사학연금 등 일부 연기금이 12일 기준으로 '페어필드 센트리'나 '프리미오 셀렉트' 등의 헤지펀드에 총 9천510만달러(약 1천307억원 정도)를 직·간접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중 사학연금과 모 공제회 등 2개 연기금과 3개 보험사 등 4개 금융기관은 국내 자산운용사에 설정한 사모펀드를 통해 해당 헤지펀드들에 총 4천510만달러(약 600억원 정도) 가량을 간접 투자했으며, 대한생명은 5천만달러를 직접 투자했다.

   펀드의 간접투자 규모를 운용사별로 보면 ▲한국투신 2천190만달러 ▲삼성투신 630만달러 ▲한화투신 600만달러 ▲하나UBS자산운용 680만달러 ▲알리란츠자산운용 210만달러 ▲산은자산운용 200만달러 등으로 집계됐다.

   이 중 사학연금은 한국투신과 하나UBS자산운용에 설정한 사모펀드 등을 통해 총 124억원의 자금을 '페어필드 센트리'에 투자했다.

   그러나 국내은행과 증권사,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은 이번 사건에 피해를 보지 않았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11일 500억달러 규모의 폰지사기(Ponzi Scheme,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를 끌어들인 뒤 나중에 투자하는 사람의 원금으로 앞사람의 수익을 지급하는 다단계 사기수법) 등 혐의로 버나드 매도프 전 나스닥증권거래소 회장을 체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다수 기관투자가들이 자산운용사에 사모펀드 등을 설정해 투자했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는 없다"며 "해당 기관투자가들은 자금 회수 가능성 등을 점검하며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