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예산안 파행…12월 임시회 ‘급랭정국’ 전망
2008-12-14 19:04
한나라당에 의해 예산안이 강행 처리됨에 따라 정국이 급랭한 가운데 여야는 12월 임시국회에서 쟁점법안을 놓고 또한번의 대결전을 예고하고 있다.
초유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예산안 조기 처리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던 것과는 달리 쟁점법안 처리와 관련해선 여야 입장이 훨씬 복잡하게 얽혀있고 합의를 도출하기도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한나라당은 각종 규제완화법 등 경제관련 법안은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저지할 것은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14일 “예산은 평화모드로 가고 법안은 전쟁모드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주부터는 예산 때문에 상정을 보류한 법안들을 조속히 국회법 절차에 따라 상정할 것”이라면서 쟁점법안 처리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반면 민주당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예산은 졸속 직권 상정했음에도 국민들에게 최소한 걱정을 끼쳐서는 안되겠다는 취지에서 실력 저지하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한번 잘못 만들어진 법안은 국가를 망치고 국민에도 평생 해를 끼치기 때문에 국론분열법 등에 대해선 끝까지 저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경제분야의 규제완화 법안 처리 등이 이번 임시회의 최대 쟁점법안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한나라당은 금산분리 관련 법안인 금융지주회사법, 은행법 및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를 골자로 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규제완화 법안을 ‘무조건 처리’ 법안 목록에 포함시켜 놓고 조기 처리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출자총액제한제 폐지는 대기업 위주 정책이라는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고, 금산분리 완화도 은행이 산업에 종속되면 대기업의 ‘사금고화’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어 양측간 팽팽한 힘겨루기가 임시회 내내 지속될 전망이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연내 처리 여부를 둘러싼 논란도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13일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등은 민주당과의 합의 없이 284조원 규모의 새해 예산안을 강행 처리했다. 민주당은 본회의장 내에서 거세게 항의, 고성과 몸싸움이 오가는 등 극심한 진통을 겪었으나, 실력저지하지는 않았다.
또 국회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와 전체회의가 빠른 시간내 마무리되면서 올해도 어김없이 졸속·부실 심사가 재연되기도 했다.
/ 안광석 기자 nov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