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계수소위 첫날부터 파행 조짐

2008-11-30 18:35


    국회 예결특위가 다음달 1일부터 계수조정소위를 열어 본격적인 내년도 예산안 조정작업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민주당이 보이콧 입장을 밝혀 첫날부터 파행 내지 반쪽짜리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정부가 수정예산안까지 제출하긴 했지만 경제위기를 제대로 반영한 실질적 대책 마련이 부족하다면서 재수정예산에 준하는 대응책을 선(先)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계수조정소위에서 자신의 입장을 주장하면서 충분히 반영하면 될 일임에도 심사 자체에 응하지 않겠다는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일 뿐이라고 심사 강행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자유선진당은 원칙론적으로 심사 참여의 필요성을 거론하면서도 민주당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나라당이 막판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중간자적 입장을 취했다.

   3당 교섭단체 간사는 1일 오전 간사협의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이 협의 결과에 따라 소위 정상화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김정권 원내대변인은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세계적으로 금융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정부의 대책에 대해 시비를 거는 나라는 없다"며 "민주당의 요구는 반대를 위한 반대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김 대변인은 특히 "국회의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문제가 되면 소위에서 조율.조정하면 되는 것 아니냐"며 "국회의 예산심사권을 포기하고 정부에게 재수정안을 가져오라고 하는 것은 국회의 기능을 무력화하는 자세"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경제성장률 하향에 따른 세입 조정, 부자감세 법안 철회, 지방재정 대책, 일자리 창출 대책 등 4대 분야에서 정부가 먼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가 응답하지 않은 상태로 심사에 응할 순 없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예산안을 강행처리하겠다면 민주당은 몸으로라도 막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자유선진당 류근찬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의 요구도 일리가 있는 만큼 정부여당이 대응책을 마련하는 일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민주당도 예산 심사 자체를 거부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선진당 내에서는 민주당이 계수조정소위에 불참할 경우 일정한 말미를 준 뒤 그래도 불참하면 한나라당과 함께 예산안을 심사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