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안.쟁점법안 첨예대치 난항 예고

2008-11-30 12:33


   각종 쟁점 법안 및 새해예산안을 둘러싼 여야의 입장차가 현격한데다 향후 정국 주도권을 겨냥한 기싸움이 가열되고 있어 12월 국회가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예산안과 법안 강행 처리 여부를 두고 해를 넘기기 전에 여야간에 물리적 대충돌이 일어나는 불상사가 일어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관측이다.

   특히 여당의 의지가 사뭇 결연해 보인다. 모래알 정당이라는 비판 때문인지, 172석의 힘을 얘기하는 지도부 발언도 부쩍 늘었다.

   내달 1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예산결산특위 계수조정소위 활동이 안갯속 12월 정국의 향배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첫 바로미터다.

   예산안보다 종합부동산세, 법인세 등 예산부수 법안의 처리는 더욱 쉽지 않다.

   물론 패키지 딜을 통해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 일괄 타결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야간 물밑 대화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전망은 불투명하다.

   게다가 여권은 1단계로 예산안과 부수법안을 통과시킨 뒤 2단계로 연말 임시국회를 열어 소위 `MB(이명박 대통령) 개혁법안' 처리를 밀어붙일 태세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은 힘으로 밀어붙이든가, 아니면 야당에 양보하며 상당 부분을 포기하든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

   강행처리 카드를 선택할 경우 경제위기 상황 속에서 정국 경색의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친이(친 이명박), 친박(친 박근혜)으로 당이 나눠진 상태에서 당내 의견이나 행동 통일도 쉽지는 않다. 강행처리 시도를 하다가 무산이라도 된다면 후폭풍은 당이 감당하기 힘들 수준이 될 수 있다.

   반면 협상 카드를 끝까지 유지할 경우 MB개혁법안의 상당수를 포기하거나 법안의 훼손을 감수해야 한다. 이는 여권 전반의 무기력감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재오 전 의원 컴백, 대통령 친위체제 강화 등을 둘러싼 논란을 가열시킬 수 있다.

   강행처리든 야당과의 협상이든 어떤 카드를 선택하더라도 모두 적지 않은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다.

   야당 역시 선택지가 많은 것은 아니다. 10년 전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체제 때보다 경제 위기가 더 심각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상황에서 지나친 투쟁이나 원칙 고수는 자칫 발목잡기로 비쳐질 수 있다.

   적절한 타협 역시 `선명 야당'의 역할에 대한 당 안팎의 문제 제기와 맞물려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결국 12월 정국의 향배는 향후 여야 관계, 여권내 역학 구도, 나아가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초 여권 대개편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한 달은 이명박 정부 2년차 여권의 방향을 좌우할 중요한 시기라는 점에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