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레드 프라이데이 오나?
2008-11-27 10:38
사진: 경기침체에도 '블랙 프라이데이'에 미국인들이 얼마나 쇼핑에 나설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신용위기 폭풍이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미국 소비시장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연말 대목이 시작되는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를 통해 미국인들의 소비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는 추수감사절(27일) 다음날인 28일이다. 미국 경제의 소비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한 해 장사의 성과를 결정한다고 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블랙 프라이데이의 판매 결과가 향후 소비 동향을 예측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회계장부에서 적자를 흑자로 바꿔놓는다는 것에서 유래된 블랙 프라이데이는 백화점을 비롯한 모든 유통업체들이 대대적인 할인판매 공세를 앞세워 이른 아침부터 매장 문을 열고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미국의 연중 최대의 세일날이다.
매년 추수감사절 다음날 실시되는 블랙 프라이데이는 유통업체로서는 최대의 대목이지만 올해는 심각한 소비위축의 영향으로 전망이 밝지는 않다.
미 상무부가 26일(현지시간) 발표한 10월 소비지출을 1,0% 감소, 7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감소세를 이어갔다.
미시간대 측은 보고서에서 실업의 증가와 소득 감소, 가계 자산 감소 등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악화됐다면서 모든 소비자들이 경제가 침체에 진입했다고 느끼고 있고 4명 중 3명은 향후 몇개월간 경기침체가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유통업체들은 사상 최대의 세일공세를 펼치고 있다.
백화점 체인 JC페니는 작년보다 20% 늘어난 400여 품목의 블랙 프라이데이 특별 상품을 앞세워 회사 역사상 최대의 세일에 나섰다.
미국 최대의 백화점 체인 시어즈도 장난감과 가전제품에 대해 고객이 향후 대금을 낼 때 인도하는 예약판매를 19년만에 처음 실시키로 했다.
월마트도 새벽 5시부터 문을 열고 전자제품 등을 대폭 할인 판매한다.
그러나 문제는 주머니가 얇아진 소비자들이 과연 지갑을 열 것인가 하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연말 쇼핑시즌이 6년만에 가장 나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에는 블랙 프라이데이에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레드(red) 프라이데이'의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씨티그룹의 애널리스트인 데보러 와인스위그 애널리스트는 "유통업체들의 연간 실적이 이날 흑자로 돌아선다는 말 때문에 블랙 프라이데이가 유래됐지만 이번에는 아닐 수도 있다"며 더 큰 폭의 세일을 할 것이라는 기대로 소비자들이 크리스마스 때까지 구매를 미룰 수도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레드 프라이데이'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gusskrl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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