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업체 피해구제책 있나

2008-11-26 14:18


   북한이 다음달 1일부터 강도높은 육로 통행 제한.차단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예고함에 따라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북측이 비록 개성공단 활동은 `특례적으로' 허용한다고 밝혔지만 대남 강경조치의 수위를 높여 개성공단을 폐쇄할 경우, 직격탄을 맞게 되는 게 이들 업체다.

   이럴 경우 이들 업체를 위한 구제책은 어떤 게 있을까.

   입주업체들은 만일 북측 귀책사유로 투자분에 대한 손실을 입게되면 남북 교역.경협보험의 손실 보조를 받을 수 있다.

   2004년 시작된 이 제도는 개성공단을 포함한 북한 지역에 국내 기업이 투자한 뒤 북측의 강제 수용.송금제한.당국간 합의 불이행 등에 따라 손실을 입은 경우 남북협력기금에서 그 손실의 일부를 보조해 주는 제도다.

   기업의 신용상태 등에 대한 조사를 거쳐 결격사유가 없는 기업은 약정금액 한도(개성공단 기업의 경우 50억원)안에서 이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현재 개성공단 88개 입주기업 중 70여개 기업이 이 보험에 가입해 있다.

   보험 가입 기업들은 유사시 최대 50억원 한도 안에서 90%까지 계약.투자금액에 대한 손실을 보전받을 수 있다.

   나아가 `남북 경협사업 촉진을 위해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의 의결을 거쳐 100억원까지로 보상 한도가 상향 조정될 수 있다.

   손실 보조를 받을 수 있는 사유에는 북한 당국에 의한 투자재산 몰수 및 박탈 또는 권리행사 침해, 각종 북한내 정변과 북한 당국의 일방적 합의서 파기 등에 따른 6개월 이상의 사업정지나 사업의 불능화 등이 포함돼 있다.

   북한이 공단을 폐쇄하고 기업들을 추방시키는 경우도 이 같은 손실 보조 사유에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런 손실 보조를 받으려면 공단이 단시간내 정상화되기 어렵다는 정부의 판단이 수반되어야 한다.

   공단이 폐쇄되더라도 남북관계가 정상화될 경우 얼마 지나지 않아 재가동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손실 보조 결정을 하려면 당시 남북관계 상황에 기반한 정책적 판단을 해야 하는 것이다.

   또 이 같은 경협보험의 손실 보조를 100% 받더라도 공단 폐쇄시 기업들이 입을 손실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공단 관계자들은 말한다.

   무엇보다 이 보험은 투자한 부분에 대한 보상 성격이라, 폐쇄 전에 발생하는 각종 영업상의 손실은 구제 대상에 포함하지 않는다.

   즉 남북관계 상황 악화에 따라 공단의 미래가 불투명해지면서 바이어들의 주문이 취소되는 등의 영업상 피해는 고스란히 기업들이 감내해야 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유사시 민사 소송을 통해 정부에 별도의 보상을 요구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겠다는 기업인들도 적지 않다.

   개성공단 기업협의회 관계자는 "공단 폐쇄시 설비투자에 대한 손실 외에도 주문이 취소되는데 따른 피해가 엄청날 것"이라며 "그 경우 입주기업들 중 상당수는 경협보험에 따른 일부 손실보전을 받더라도 도산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