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경제팀 인선은 성공적, 정권이양 공백기는 우려

2008-11-25 09:59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차기 경제팀 구성안을 발표하자 월가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차기 행정부의 재무장관으로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를, 대통령 직속 국가경제위원장에는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 등을 내정하는 등 경제팀 구성안을 발표한 이날 정부의 씨티그룹 구제책과 맞물려 다우지수가 397포인트(4.9%) 오르며 이틀째 폭등세를 이어갔다. 

이와 같은 증시의 폭등은 가이스너 총재가 헨리 폴슨 재무장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함께 금융위기 해결에 전면 대응했던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다 클린턴 행정부 당시에 재무장관으로 최장기 성장국면을 이끌어낸 서머스 전 장관 등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월가는 조지 부시 행정부의 임기가 아직 2개월 가까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다음 행정부의 출범까지 정권이양에 따른 공백기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월가에서는 차기 정부의 경제정책을 누가 이끌지가 확실해졌다는 점에서 일단 환영하고 있으나 정권 이양기에 추가 경기부양책 등이 언제 시행될지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시 대통령도 오바마 당선자와 공조해 순조로운 정권이양이 이뤄지도록 힘쓸 것이라 밝혔지만 오바마 차기 행정부가 이념적으로 다른 부시 행정부와 어떻게 조화롭게 공백기를 헤처나갈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최근 칼럼에서 "이제 곧 물러나는 부시 행정부는 신뢰성이 없고 차기 행정부는 권한이 없는 상황에서 양 진영의 이념적 차이는 비교적 크다"면서 "1932년 대공황때의 정권이양기의 모습과 같은 현상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추가 경기부양책 등 위기 대응책이 오바마가 취임하는 내년 1월20일 이전에 시행에 들어가는 등 정권이양기에 공백이 없도록 하는데 현 정부와 차기 정부가 함께 공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캐나코드애덤스의 데이브 로벨리 이사는 "정권이양이 순조로울 것이라 예상되기는 하지만 경기부양책이 실행에 옮겨질 수 있을 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경제가 암울한 상황에서 오바마가 취임할 때까지 기다려야할 필요가 없다"고 오바마 정부가 현재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빠른 대응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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