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리포트]중국 경기침체 전망 속, 내년도 방송광고 시장기대 높아
2008-11-24 10:16
불황일수록 적극적인 시장마케팅에 나선다.
세계경제 위기여파로 중국경제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기업들은 여전히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중국 CCTV(중국중앙텔레비전)가 실시한 2009년도 광고입찰회에서 사상 최고 기록들을 쏟아내며 시장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중국 CCTV가 실시한 내년도 광고입찰회는 사상 최고 기록들을 쏟아내며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CCTV 유명 방송인들이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
CCTV는 공중파 방송만도 무려 15개 채널을 가지고 있는 매머드급 중국 최대 국영방송사이다.
CCTV는 매년 이 같은 공개 광고입찰회를 통해 주요 프로그램에 대한 황금시간대 광고주를 경쟁 선정하고 있다.
특히 올해 입찰회는 최근 국내외 경제상황 영향으로 인해 입찰시작 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번 입찰 결과 내년도 CCTV 황금시간대 광고입찰 총액은 92억5627만위안으로 지난해 80억위안보다 무려 15.7%나 증가했다. 한화로는 대략 1조8500억원 정도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이는 최근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내년도 대부분 선진국들이 마이너스 경제성장이 예상되는 데다 중국경제 전망도 6.8~8.4% 수준이어서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올해 입찰회에는 국내외 많은 유명기업들이 대거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입찰참가 기업수에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해외 유명브랜드 기업들도 다수 참가했다.
기존 참가기업, 대기업 등에 비해 신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가해 활발하게 입찰에 응했다. 신규 참가 기업수가 전체 3분의 1을 차지해 지난해 비율을 초과했다.
내년도 중국경제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열린 이번 입찰회는 중국기업들의 시장기대가 여전히 높다는 점을 잘 반영했다. 참가자들이 입찰에 응하고 있는 모습. |
1차 입찰에서는 쓰촨(四川) 랑지우(郎酒)그룹이 7099만위안을 제시해 ‘2009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춘제완후이(春节晚会) 프로그램 선정’ 광고권을 독자적으로 따냈다.
랑지우그룹 왕쥔린(汪俊林) 동사장은 “2009년에 대해, 국가에 대해, 미래에 대해, CCTV에 대해, 기업에 대해 믿음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 메이디(美的)그룹은 4701만위안을 제시해 ‘2009년 춘제완후이 시간알림’ 광고권을 따냈다.
춘제완후이는 중국의 음력 설날(우리의 구정)인 춘제 하루 전날 저녁에 방송되는 대형 버라이어티쇼이다. 13억 전 중국민을 TV 앞으로 불러모아 최고 시청률을 자랑하는 유명 프로그램이다.
쥐런(巨人)그룹은 4330만위안을 제시해 중국 최고의 저녁뉴스 프로그램인 ‘신원롄보(新闻联播)’ 마지막 부분의 협찬사 표시권을 따냈다.
이번 입찰회에서는 드라마 특약극장 경쟁이 가장 치열했는데 결국 저장(浙江) 나아이스(纳爱斯)그룹이 전체금액 3억500만위안으로 상반기와 하반기 독자방영권을 따냈다.
중국내 유명 일용화학품 기업인 나아이스그룹은 이번 낙찰로 3년 연속 이 분야 광고권을 따내는 영광을 안았다.
나아이스그룹 둥리잉(董丽瑛) 이사는 “좋은 제품구성과 브랜드가치를 가진 기업들은 내년에 더욱 큰 발전기회를 맞게 될 것”이라며 “환경이 어렵겠지만 기초, 브랜드, 문화 등을 갖춘 기업은 충분히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낙찰 현황을 보면 민영기업 광고투자액의 증가폭이 국유기업과 외국기업을 초과했다. 그중 금융보험업의 낙찰액과 낙찰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유제품 업종은 최근 안전문제 파동위기 후 일부 관련기업들이 낙찰을 받아 전국적으로 신용회복 기회를 기대하고 있다. 의약기업들도 정부정책 영향으로 투자액을 크게 늘려 잡았다.
또 자동차, 신에너지, 인터넷, 도자기 등 신흥업종 관련기업들이 투자를 크게 늘려 중국경제의 안정적이고 건전한 발전에 대해 좋은 전망을 나타냈다.
유명 온라인 쇼핑기업인 타오바오왕(淘宝网)과 덴훙(滇虹)제약은 올해 처음으로 입찰에 참가했다.
올해 입찰회에는 참가수에서 역대 최고를 기록할 만큼 국내외 많은 기업들이 대거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
업종별로는 주로 자동차, 유업, 일용품, 전기 등 관련기업들이 입찰에 참가했다. 특히 금융보험, 식품음료, 고급과학기술 전자제품 등 업종에서는 신규 기업들이 대거 입찰에 참가했다.
지역별로는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저우(广州), 장수성(江苏省) 등 지역기업들이 입찰액 순위 1~4위를 차지했다.
또 동베이(东北) 3성(省), 윈난성(云南省) 등 지역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올해 입찰회는 국제 금융위기 영향으로 기업들의 해외시장 수출감소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오히려 내년을 국내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기회로 삼으려는 경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2년전부터 입찰에 참가하고 있는 신르(新日)전동차 후강(胡刚) 부총경리는 “내년도 시장은 산업조정, 업종재편 등 과정을 거치며 여전히 지속적인 희망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우리는 CCTV와 손잡고 내년도 시장을 열어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베이징=이건우 통신원
아주경제연구소 기자 aj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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