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중국 증시, 지금이 투자기회?

2008-11-12 13:55

중국 정부의 재정·통화 정책이 방향을 바꾸며 조정기에 처해있던 A주 증시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며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내수 부양책과 관련된 종목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중국 정부가 잇달아 발표한 10대 조치 및 4조 위안 규모의 투자 소식으로 10일 상하이·선전 증시가 강하게 반등했다. 이어 11일에는 전날 분위기를 이어가는 듯 했으나 결국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사진: 정부의 내수 확대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 10일 증시가 급등하자 객장을 찾은 한 투자자가 웃고 있다.

상해증권보(上海證券報)는 최근 롤러코스터처럼 등락을 반복하는 증시를 투자자들이 반기고 있으며 과연 지금이 거머쥐어야 하는 투자 기회인지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당국의 정책으로 분위기가 크게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션인완궈(申銀萬國)증권의 리휘용 애널리스트는 국무원이 발표한 10대 조치 중 9개가 투자 확대와 관련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 애널리스트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모두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유지시키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었다"며 투자 확대가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이끌 주요 수단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지출이 시장 수요를 대신할 수는 없지만 기업들의 어려움을 다소 완화시키고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는 지출 증가와 세금 감면, 대출 확대를 통해 투자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 애널리스트는 1998년 이후 그간의 경험에 비춰봤을 때 재정 지출 증가는 투자를 자극하고 경제성장을 자극하는 단기적인 효과가 매우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 지출이 A주 시장의 다양한 업종, 많은 상장기업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는 등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홍위안(宏源)증권의 청원웨이(程文衛)  연구소장 역시 최근 정부가 내놓은 일련의 경제 자극 조치가 상장회사들의 실적을 높여줄 것이고 고점 대비 70% 이상 하락한 상하이·선전 시장에 산업자본이 점진적으로 개입하게 되어 A주 시장을 바닥에서 건져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하이종합지수 1년 추이. <출처: 야후 파이낸스>

안신(安信)증권은 현재의 자극 정책 규모가 경제의 급속한 하락세를 점진적으로 억제시킬 수 있을 정도라며 이로 인해 중국 경제가 내년 하반기에는 9%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경제가 비록 수출 급감, 부동산 시장의 침체 등의 악영향을 받고 있지만 이에 상응하는 정부의 거시적 경제 정책과 구체적인 대응 조치가 자리를 잡았으니 중국 경제는 분명 정상적인 성장 궤도을 조금씩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궈타이쥔안(國泰君安)의 디펑(翟鵬) 애널리스트는 2009년 2분기가 이번 경기 하락의 저점이 될 것으로 점쳤다.

동팡(東方)증권 펑위밍(馮玉明) 애널리스트 역시 올해 4분기 경제성장 속도가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내년 2분기 이후에는 호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창안(長安)증권은 실질 GDP의 바닥을 확인하게 되는 것은 내년 1분기가 될 것이며 관련 부문의 추진 아래 저점 통과 과정이 더욱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내수를 확대하기 위한 당국의 10대 조치가 다른 업종에 각각 다른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A주 시장에서도 업종별 분화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내수 확대를 위한 10대 조치 가운데 9개가 투자와 관련되어 있어 관련 종목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리 애널리스트는 "해외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경제성장을 유지한다는 것은 내수에 의존한다는 의미"로 투자 부문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끌면 소비 부문이 그 성장세를 안정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대 수혜 업종으로 철강·콘크리트·기계·건축개발 등 건축 자재 업종과 철로설비·전기 통신 설비 등 인프라 스트럭쳐 관련 업종, '부가가치세가 수익으로 전환되는' 업종 등 3가지를 지적했다.

청 소장 역시 내수 확장을 위한 10대 조치의 중점은 크게 두 가지 영역, 농업과 인프라 스트럭쳐에 집중된다고 말했다.

농산물 유통 분야의 개혁, 토지 양도, 철도 및 도로, 항구 등과 관련이 있는 농목, 기계, 콘크리트, 철강 등의 종목은 직접적인 수익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궈타이쥔안은 시장이 거시적으로 비관적인 예상을 넘어서 교정적인 성격의 투자기회가 존재한다며 석탄, 건축자재, 기계, 철강, 페인트, 금융 등 이전 하락폭이 비교적 컸던 종목들에 투자자들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신증권 역시 느슨해진 통화정책이 은행 대출을 확대시키고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경제 하락세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며 중국 자본시장이 바닥을 다지는 과정을 끝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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