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시료채취 이견 없다. 회담 조속 개최 합의"
2008-11-07 17:32
미국 행정부가 정권이양기에 들어간 가운데 6일(현지시간) 북한과 미국이 뉴욕에서 연쇄 접촉을 갖고 북핵 검증 이행방안에 의견 접근을 이뤄 조만간 6자회담이 개최될 수 있을 전망이다.
미 국무부의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와 성 김 북핵특사는 방미중인 북한 외무성 리 근 미국국장과 이날 뉴욕에서 잇따라 만나 북핵 검증, 핵 불능화 완료, 에너지 지원 문제 등을 협의했다.
힐 차관보는 이날 저녁 뉴욕의 한 식당에서 김 특사가 배석한 가운데 리 국장과 식사를 겸해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핵 검증의 핵심인 '시료채취'를 포함한 과학적 절차에 의한 검증이 무엇인지를 서로 확실히 이해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6자회담을 최대한 빨리 열고자 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리 국장은 검증문제의 진전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까지 진전이 있었는데 더 무슨 진전이 필요하냐. 이미 다 합의됐는데.."라고 말했다.
그동안 북미가 시료채취에 대해 모호하게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6자회담에서 채택될 검증의정서에 시료채취 부분이 담길 수 있을 지 우려가 나왔었다.
그는 이어 "우리가 날짜를 정할 위치에 있지는 않지만 11월말까지 뭔가 결과를 불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고 12월 넘어서까지 미뤄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해 조만간 6자회담이 개최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리 국장은 "6자회담은 우리와 미국이 결정하는게 아니고, 의장국인 중국도 있기 때문에 차후에 아마 서로 연계해야 될거 같다"고 애매하게 말해 양측 간에 미묘한 견해차가 남아있음을 내비쳐 실제 6자회담이 성사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힐 차관보는 미국의 정권이양과 관련한 북핵 협상에 대해 "정권 이양기에 새 정부에 완전하게 브리핑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이를 통해 새 정부가 어떻게 진전을 이룰 것인가를 결정할 것"이라며 "북한은 미국의 정권이양이 순조롭게 이뤄지기를 확인하고자 하고 있고, 나는 완전한 의사소통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힐 차관보와 만나기에 앞서 리 국장은 이날 낮 성 김 북핵특사와 뉴욕의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에서 회동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논의는 폭넓고 순조롭게 진행됐으며, 이런 논의를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라며 "이날 논의는 진전을 이루느냐 마느냐에 관한 것이 아니라 이미 모든 것에 합의를 했기 때문에 앞으로 무엇을 더해야 하는지 등에 관해 단지 의견 교환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6자회담 미국측 수석 대표인 힐 차관보가 북한 측 차석대표인 리 국장과 외교 관례상 격의 차이가 있음에도 이례적으로 만난 것은 현 정권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북핵 협상을 최대한 진전시켜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