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달러 외채에 대한 지급보증의 대가로 은행권의 중소기업 및 가계대출 만기연장과 금리인하를 유도키로 했다.

3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부는 지급보증을 받는 18개 은행에 양해각서(MOU) 체결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이번 주 안으로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 금감원이 협의해 작성하는 가이드라인에는 정부가 은행의 달러 외채에 대한 지급 보증을 하는 대신 그 용도를 만기 도래한 채무상환과 수출 중소기업 지원 등으로 한정하고, 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해 가계와 기업의 금융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은행에 도움(지급보증)을 주되 받아 낼 것(중소기업·가계 금융부담 완화)은 받아낸다는 계산이다.

정부는 은행별로 중소기업 대출 만기연장 등 유동성 공급 계획서를 받는 한편 서민가계 대출과 금리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토록 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가계의 부담을 덜기 위해 대출 만기연장 및 금리인하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선 가계 주택담보대출의 90%이상을 차지하는 변동금리대출의 금리를 낮추는 차원에서 시장성 수신비중 개선 등 자금조달 구조 합리화 계획을 은행별로 제출받을 예정이다. 가산금리도 인하 유도 대상이다.

은행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예금감소를 우려해 은행채 및 양도성예금증서(CD)를 발행해 시중금리를 높여왔다.

지난 달 27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하한 뒤 시중은행들의 예금금리는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대출금리는 소폭 하락하는 데 그친 것도 변동금리형 대출의 기준인 CD 금리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올 들어 시중금리 상승을 이유로 은행들이 높여 온 가산금리도 인하 유도 대상으로 꼽힌다. 은행권 평균 가산금리는 지난해 말 1.12%포인트에서 올해 1월 1.27%포인트, 3월 1.40%포인트로 상승세를 보였다.

임원 연봉과 스톡옵션 반납은 은행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포함되지만, 직원 임금동결은 노조와 교섭 사안인 점을 감안해 제외된다.

또 자산건전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주주배당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하라는 권고와 은행의 자구노력 등에 따라 보증 수수료율을 차등화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긴다.

금감원은 MOU 기간 동안 은행의 지급보증 이행 및 실물경제 유동성 공급 관련한 사항에 대해 점검하고 위반시 수수료 인상, 임원제재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회가 은행 대외채무 지급보증안을 승인하면서 제시한 은행 관리감독 강화와 도덕적 해이 방지, 실물경제 유동성 공급 강화, 대지급 발생시 구상권 청구 등 의견은 MOU 가이드라인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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