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기업들이 뛰어든 ‘외식사업’… 잘 될까?

2008-11-03 16:09
사업 다각화 위한 선택이나 불경기 극복이 관건

남양유업, 매일유업, 롯데칠성 등 음료기업들이 ‘외식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어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매일유업은 샌드위치 전문점 ‘부첼라’를 계열사로 추가했으며 롯데칠성은 커피전문점 ‘칸타타’의 가맹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미 남양유업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일치프리아니’ 5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음료기업들의 외식업 진출에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특히 외식산업은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음료기업들이 충분한 이해도 없이 수익성만을 쫒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 살아남기 위한  필연의 선택(?)

3일 음료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이 앞 다퉈 외식사업에 진출하는 주된 이유는 정체 상태인 내수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업의 다각화’다.

한 관계자는 “음료 시장의 매출이 저조해져 한 분야만 가지고 매출증대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기존에 확보하고 있는 치즈, 우유 등의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외식사업의 가장 큰 장점은 ‘현금 유동성’의 확보다. 음료기업들은 이를 겨냥한 것.

사실 경기만 잘 풀린다면 외식업은 날개를 달 듯 성장하는 사업이다. 전체 외식 산업의 매출액은 2004년 48조 3000억원, 2005년 50조원 등으로 고속 성장해왔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대기업의 외식업 진출 성적이 좋지 못했다.

CJ푸드빌, 썬앳푸드, 롸이즈온 등 국내 주요 외식 대기업 27개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07년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대비 0.33%포인트 하락한 3.94%를 기록했다. 적자를 본 곳도 7군데나 됐다.

올해 외식업의 매출전망도 광우병, 멜라민 파동과 원산지 표시제 도입 등으로 다소 어두운 편이다.

◆ 남양의 7년 된 레스토랑, 점포 5군데 뿐

남양유업은 정통 이탈리안 레스토랑 ‘일치프리아니’를 런칭한지 7년째를 맞고 있다. 지난 2001년 11월에 서울 논현점에 첫 번째 점포를 냈다.

그 이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신세계백화점 본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이어 작년에 여주프리미엄아울에 다섯 번째 점포를 오픈했다.

남양은 결국 7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5개 점포만을 운영하고 있다. 잘 나가는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이 1년에 적게는 2,3개에서 많게는 70여점 이상을 내는 것을 감안해볼 때 성적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남양유업의 관계자는 “현재는 경기가 좋지 않아 외식사업을 더이상 확장하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방문한 고객들이 흑임자, 수수 등 신선한 곡물종류로 직접 끓여내고 재료도 24시간 이내의 신선한 것만 사용해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 매일유업, 롯데칠성 “공격적 시장 진출할 것”

매일유업과 롯데칠성음료는 지난달 23일 같은 날 보도 자료를 내며 “외식업의 공격적 진출”을 다짐했다.

매일유업은 2년 전 서울 신사동에서 시작한 샌드위치 전문점 ‘부첼라’를 최근 2개 매장을 추가 오픈시키면서 5개 매장으로 확장했다. 여의도, 도곡동, 청담동, 삼청동에서 운영 중이다.

이미 지난 7월 부첼라 지분을 50% 보유, 계열회사로 추가했다.

부첼라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도록 자체개발한 치아바타라는 빵을 유럽식소스와 신선한 재료로 함께 만든 샌드위치 전문점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이미 치즈(상화)와 와인수입(레뱅드매일) 자회사를 운영해 오고 있어 제품 공급이 수월한 편”이라며 “외식업 운영도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주축이 되고 있어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카페 칸타타(Cafe Cantata)’를 1호점인 이대점에 이어 2호점인 종각점을 오픈 했다. 이대점이 매달 30~35% 이상의 매출 신장을 이룬데 힘입어 활발한 가맹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100% 아라비카 고급원두를 재료 등 다른 브랜드에서 볼 수 없는 메뉴를 도입해 2200원~3500원 사이에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어 인기가 높은 편”이라며 “칸타타 브랜드가 널리 알려지는 등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롯데칠성음료는 안정적인 커피원두 판매처 확보라는 효과도 예상하고 있다. 올해 12월까지 3개점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음료기업들의 외식업을 향한 이러한 행보가 성공을 거둘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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