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상생경영' 적극 나서

2008-10-30 18:52

미국발 금융위기와 국내 실물경제 침체등으로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삼성, LG그룹 등 대기업들이 협력업체 지원을 강화하며 ‘상생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 29일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주재로 열린 사장단협의회에서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업체들을 돕기 위한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삼성그룹은 안식년 휴가를 보내고 있거나 보좌역 및 고문으로 있는 삼성전자 임원들을 중심으로 ‘협력사 경영지원 컨설팅단’을 구성해 이르면 올해안에 출범시키는 방안을 강구했다.

삼성 관계자는 “협력사들의 제조경쟁력을 현재의 레벨 6~7에서 내년 말에는 협력사들이 모기업에 의존하지 않고 생존할 수 있는 수준인 레벨 9~1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다음주 사장단 협의회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내년부터 신사업과 미래산업 분야의 유망 벤처기업들에게 투자 재원을 집중 투입하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주요 임원과 150여 벤처기업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 29일 열린 ‘LG 벤처 CEO 포럼’에서 총 600억원의 재원을 모바일 디바이스, 홈 네트워크 등 신사업과 에너지, 환경 등 미래사업 분야에 있는 벤처기업들에게 집중 투입하고 국내외 사업 연계 및 제휴, 경영 컨설팅, 우수인력 확보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백우현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일은 결코 혼자 힘으로는 어렵기 때문에 파트너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벤처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분야에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SK그룹은 지난달 25일 SK그룹의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모인 자리에서 그룹 단위로는 처음으로 전체 협력사를 대상으로 하는 'SK 상생협력 및 공정거래 협약 선포식'을 진행했다.

SK그룹은 SK상생경영위원회를 구성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시한 3대 가이드라인(공정한 계약체결, 공정한 협력업체 선정ㆍ운용, 불공정한 거래의 사전예방)을 주요 경영원칙으로 채택했다. 1차 협력업체는 2차 협력업체와 반드시 상생협력토록 하는 조항도 만들었다.

SK는 5679개 협력업체에게 100% 현금성 결제 등 대금지급 조건 개선, 자금ㆍ금융 지원, 교육ㆍ기술지원을 약속했으며 1024개 하도급 거래업체에게는 구두 발주 금지, 합리적인 하도급 대금 결정, 부당한 감액행위 금지 등을 철저하게 지켜기로 했다.

현대ㆍ기아차도 앞서 지난달 9일 현대ㆍ기아차와 현대모비스 등 10개 계열회사 관계자와 주요 협력회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하도급 공정거래 협약식’을 열어 협력회사에 하도급법 등 관련 법규을 지킬 것과 자금과 기술지원을 약속했다.

또 자체적으로 ‘3대 가이드 라인’을 도입해 계약을 체결할 때 원자재 가격과 시장환경 변동 요인 등을 가격에 반영하고 협력업체 선정시 공평한 입찰 참여를 제공하며 불공정거래를 예방하고 감시하기 위해 하도급 거래 내부심의위원회 설치할 것을 약속했다.

최소영 기자 yout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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