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업계의 거물 조지 소로스가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을 통해 신흥국가 구제에 압장서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 주목된다.

조지 소로스 회장은 기고문에서 "현재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은 치명적인 불균형 상태에 빠져있다"면서 "개발도상국의 금융 당국은 시스템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어떠한 조치든 취해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소로스 회장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금융체계 붕괴를 막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표면적으로 봤을 때 주변국들의 운명에 대해서 큰 관심을 기울이는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소로스는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최대 의결권을 지니고 있는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다른 나라에 엄격한 시장규제를 요구하지만 자국에는 비교적 관대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지난 1997년 신흥국의 위기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브라질, 러시아 등 주변국에만 타격을 입힌 셈"이라면서 "결과적으로는 거시경제 정책을 통해 이들 국가에 대규모 자본이 유입돼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소로스는 "IMF가 신흥국을 위한 대출기관을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아이슬란드, 우크라이나, 헝가리 등 대출 자격이 부족한 국가들에 한해 조건부 구제금융을 제공한 것에 대해 규모가 너무 작은 것과 시기가 너무 늦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자격을 갖춘 신흥국들과의 통화스왑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중국과 일본, 아부다비 등 외환보유고가 풍부한 국가들이 활용할 수 있는 보완용 펀드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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